증권가 “SK이노베이션, 그린 포트폴리오 긍정적…물적분할 선택할 듯”

입력 2021-07-02 09:08수정 2021-07-0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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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신한금융투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일 배터리 사업 분사를 공식화했다. 증권가에선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를 분할하면서 기업가치에 지주사 할인이 불가피하겠지만 베터리 사업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전일 중장기 전략 발표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해 상당히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데, 재원 조달 방안의 하나로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적 분할 방식이 될지, 인적 분할이 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물적 분할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회사는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에 18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현재 이익 체력으로는 투자금을 충당하기에 부족한다는 판단에서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3년 배터리 사업 EBITDA는 1조 원 수준으로 투자금을 충당하기에 부족하다. 최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일부 자금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대부분 자금은 외부 조달 필요한 수준"이라며 "물적분할을 통한 IPO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을 빼놓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ㆍ소재 사업 확대와 친환경화 전략은 긍정적이나 배터리 분할 및 상장 전략은 상장사에서 지주사로 주식 포지셔닝을 격하시킬 수밖에 없는 조달방안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 지난 1일 주가는 분할 우려가 반영되면서 전 거래일 대비 8.8%(2만6000원) 하락한 26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LG화학도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일주일간 주가가 16%가량 급락한 바가 있다.

(자료제공=신한금융투자)

다만,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전환 사업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김 총괄사장은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와 핵심 소재인 분리막 등에 30조 원을 투자해 자산의 70%를 그린 자산으로 채우겠다"며 "탄소에서 그린으로 회사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성장성 높은 사업부의 분할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단기적인 센티먼트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기존에 배터리 가치가 경쟁사 대비 저평가 됐던 점, 향후 실적(정유 및 배터리 개선)과 성장(공격적인 증설) 모멘텀이 부각될 것을 감안하면 우려는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배터리 사업부의 재평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현재 기업가치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가치는 5조 원 수준으로 저평가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조현렬 연구원은 "현재 LG화학 시가총액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가치가 약 40조~45조 원으로 추정된다. 회사의 수주 잔고가 이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분할 및 상장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며 "성장산업 확대 감안하면 중장기 관점에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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