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문가 조언, 이번엔 현장에서 답 모색
'처가 리스크'는 반드시 풀어야 할 걸림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 주부터 '민생 투어'를 본격화한다. 최근 대선 출마 선언 자리에서 "구체적인 정책은 없었다"는 아쉬움을 만회하고 보다 명확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윤 전 총장에겐 '처가 리크스 불식'과 '정책 검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윤 전 총장은 이번 주부터 출마 선언 전부터 예고했던 민생 행보를 시작한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4일 "이번 주부터 민생 행보를 시작할 것 같다"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이 민생 일정은 지역 현장 방문부터 시작된다. 다만 첫 방문 장소는 여전히 고심 중이다. 캠프 측은 "첫 방문 장소를 어디로 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해서 여러 아이디어를 모았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영향력 있는 분들 만나 다양한 목소리 듣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캠프 측이 강조한 "시장 다니며 어묵 먹는 게 아니다"는 의미다.
그동안 외부적으로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정책과 정치 방향에 대해 여러 자문을 받았다면, 이제는 실제로 현장에서 더 현실적인 답을 찾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 검토해 온 정책을 조율하고 다듬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3개월가량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만나며 많은 조언을 듣고 의견을 나눠왔다.
'1세대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예방을 시작으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노동·복지 전문가'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 '소득주도 성장 정책 비판가'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반도체 권위자'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석좌교수 등을 꾸준히 만났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 후엔 주로 정치권·언론과 접점을 늘렸다. 이달 2일 김영삼·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했으며 저녁에는 야권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났다. 다음 날에는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하고 입당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다만, 장모 최모 씨가 최고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면서 부각된 '처가 리스크'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가 됐다. 게다가 윤 전 총장 본인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고, 부인 김건희 씨 역시 여러 형사사건이 계류돼 있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리스크를 상당히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큰 리스크"라며 "자칫 잘못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어떻게 악재를 해결하며 문제를 풀어가는지가 관건인데, 정치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