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9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가로 3m·세로 1.5m 크기의 담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 근처를 지나가던 주민이 벽돌에 깔리면서 다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 주변에 안전 조치를 했으며, 계속된 강우로 담벼락이 약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오후 8시 30분께 서울 은평구 증산동 수색7구역 공사장에서 가로 25m·세로 3m 크기의 가림막이 강풍에 도로 쪽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친 사람이나 물적 피해는 없었다.
같은 날 오후 8시 30분께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도 옹벽에 붙어있던 블록 일부가 떨어지면서 주차장 빗물방지 패널을 쳐 주차된 차 1대의 트렁크 부분이 찌그러졌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옹벽은 마감 부분 일부 파손으로, 큰 결함은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0시 18분 남구 문현동 한 아파트 3층 유리창이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전 3시께는 남구 대연동 한 아파트에서도 "창문이 깨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오전 6시 23분에는 영도구 한 건물 4층 옥상에 설치된 트램펄린이 강풍에 날려 1층으로 떨어지는 등 부산 곳곳에서 강풍 피해가 이어졌다.
비슷한 시간 부산 도시고속도로 번영로 구서IC 인근 빗길을 달리던 통근버스 1대가 갑자기 왼쪽으로 넘어졌다. 운전자인 70대 남성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승객인 40대 남성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인천에서는 지난 3일 오후 7시 5분께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에 걸리면서 서구 연희동 일대 주택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 영향으로 인근 100여 가구 주민들이 저녁 시간대 냉방 기구를 쓰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울산에서는 울주군 배내골 한 산장 근처 계곡에서 40대 A씨가 물에 빠졌다. A씨와 함께 산장에서 술을 마시던 직장동료들이 119에 신고해 구조대가 수색에 나섰다. 신고 접수 30여분 뒤 물에 빠진 채 심정지 상태인 A씨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끝내 숨졌다.
당일 낮부터 울산에서는 장맛비가 내리던 중이었고, 하천물도 다소 불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해상 사고도 있었다. 4일 오전 7시께 전남 완도군 고금도 송도 인근 해상에서 200t급 바지선 B호가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B호는 인천에서 적재물을 싣고 완도군 신지도 해상에서 닻을 내리던 중 앵커 줄이 끊어져 인근 다리 교각에 부딪혀 표류했다. 해경은 경비정, 연안 구조정, 구조대 등을 현장에 급파해 B호를 인근 항구로 예인했다.
전날 오후 5시 30분께는 완도군 소안도에서 차량이 해변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50대 남성이 상처를 입어 해경이 연안 구조정에 태워 육지 병원으로 이송했다.
4일 오전 8시 40분께는 전북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의 국지도 60호선 절개사면이 무너져 내렸다. 많은 낙석이 도로로 쏟아져 내려 왕복 2차선 가운데 1개 차선의 차량 통행이 2시간가량 제한됐다.
제주 한라산에서는 기상 악화로 돈내코 코스가 통제되고, 정상부 탐방이 제한되는 등 부분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지역 예상 강수량은 오는 5일까지 50∼100㎜, 산지 등 많은 곳은 150㎜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