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51억 달러 투자, 580km 고속도로 건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국가들 회유 목적도
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는 중국 라이젠에너지가 422억 링깃(약 11조4700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달 22일 중국은 캄보디아에 인프라 개발 기술 공여를 위해 대학 교수 등 전문가를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초에는 51억 달러(약 5조7700억 원)를 투자해 580km 길이의 고속도로를 건설하기로 라오스와 합의, 공사에 들어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베트남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올해 1~4월 베트남에서 61개 프로젝트에 총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막대한 투자 공세를 통해 경제 협력을 강화, 미국이 구축하려는 대중국 포위망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6월 중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미국, 일본, 유럽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인프라 지원 계획에 합의했다. 미국이 아세안 국가들과 밀착을 시도하자 중국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는 주변 국가들을 관리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5월 말 중국 군용 수송기가 말레이시아 영공에 접근하자 말레이시아는 16대의 제트기를 비상 출격시켰다. 중국 어선들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주변에 계속 정박 중이며 필리핀 정부는 퇴거를 요청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함께 리아우제도 바탐 섬에 350만 달러 상당의 해경훈련센터 건설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바탐 섬은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여서 중국 견제의 성격이 짙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입지를 강화하면서도 막대한 투자를 통해 동남아 국가들을 회유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