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건강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길이 '탄산수'에 쏠리고 있다. 최근 5년 새 탄산수 시장이 확 커진 가운데 과거 단종됐던 제로슈가 탄산음료가 재출시되는 등 저칼로리, 논알콜 탄산음료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는 국내 탄산수 판매량 2015년 1890만ℓ에서 지난해 2430만ℓ로 5년 만에 29%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2025년까지 탄산수 판매량은 2880만ℓ로 지난해보다 18.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 집계에 따르면 일화 초정탄산수가 30.9%의 점유율로 1위, 롯데칠성 트레비가 29.9%로 일화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빙그레는 최근 크라우드 펀딩업체 와디즈를 통해 '산토리니 맥주향'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산토리니는 빙그레가 지난해 처음 출시한 탄산수로, 기존 과일에만 한정됐던 향(플레이버)을 맥주향으로 진화시켰다. 맥주 향만 더한 만큼 무당, 무알콜 음료다.
산토리니 맥주향 개발에는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시중에 판매되는 무알콜 맥주를 전부 사들여 샘플 테스트해봤다는 게 빙그레 측 설명이다. 펀딩 반응이 좋으면 유통채널로 확대 출시할 수도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논알콜 맥주의 역발상 전략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배달음식이 늘면서 탄산음료 수요도 늘어 빙그레 산토리니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라면서 "커지는 탄산음료 시장에 발맞추고 소비자 이목도 끌기 위해 새로운 타입의 탄산음료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칼로리 및 무알콜 맥주 경쟁도 치열하다. 가장 먼저 무알콜 맥주 시장에 뛰어든 하이트진로는 2012년 알코올이 발생하는 발효과정을 제외한 제조 공정을 거친 무알콜음료 ‘하이트제로 0.00’을 내놨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진로토닉워터’의 무칼로리 버전인 ‘진로토닉워터 제로’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도 2017년 무알콜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내놨다. 이 제품 역시 비발효 제조공법을 사용해 알코올 함량은 0.00%다. 저열량(30㎉)으로 맥주 본연의 맛과 향에 가깝게 구현했다.
탄산수 및 맥주 업계가 저칼로리 제품에 빠진 건 코로나가 소환한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국내 탄산음료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10억5800만ℓ에서 지난해 12억7300만ℓ로 20.3% 증가했다. 2025년에는 14억800만ℓ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저칼로리·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2017년 960억 원에서 지난해 1319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저칼로리 열풍은 과거 단종됐던 무당 탄산음료도 되살렸다. 롯데칠성음료는 과거 무설탕, 무칼로리 콘셉트로 나왔던 ‘펩시 제로슈거‘를 지난달 말 3년 만에 재출시한 데 이어 2011년 출시됐다가 2015년 단종된 칠성사이다제로도 재등장시켰다.
이오륜 유로모니터 음료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합성 감미료 맛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 소비자 특성상 저칼로리 탄산음료가 맛이 없다거나 밍밍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1인당 탄산음료 섭취량이 늘면서 지나친 당분과 칼로리 섭취에 대한 염려가 커져 '건강한’ 저칼로리 음료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