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독주 막아라"…계절면도 보리차도 후발주자 돌풍

입력 2021-07-08 11:00수정 2021-07-0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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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의 독주를 막아라.’

식품 후발주자들이 신제품을 쏟아내며 각 분야 1위 기업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1위 기업에 도전하는 후발주자들은 1위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는 게 당장의 목표지만, 경쟁을 통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효과까지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만두 1위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에 대항마로 얇피만두 시장을 개척한 풀무원은 만두 시장 2위 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했다. 오랫동안 보리차 시장을 견인해온 웅진식품 '하늘보리'에 맞선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는 3년만에 1억 5000만병을 팔아치우며 보리차를 차음료 카테고리에서 최대 규모로 키웠다.

▲배홍동 (농심)
농심은 계절면 시장에서 ‘배홍동’으로 돌풍을 예고했다. 계절면 시장 부동의 1위인 팔도 비빔면에 밀려 유독 계절면 시장에서 고전했던 농심은 올해 야심작인 ‘배홍동’으로 계절면 성수기 초반부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농심이 3월 야심차게 선보인 배홍동비빔면은 출시 석 달만에 2500만개가 판매됐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 인기에 비빔면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여름 비빔면 경쟁은 팔도비빔면과 농심 배홍동의 2강 경쟁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배홍동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영 타깃 패션 편집숍 ‘BIND’,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EARP EARP’ 와 손잡고 배홍동비빔면 한정판 굿즈도 내놨다. 한정판 굿즈는 배홍동비빔면의 디자인 요소를 활용한 스마트폰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 티셔츠, 잠옷, 앞치마, 피크닉매트 등으로 구성했다.

▲두부로 만든 콩담백면 (대상청정원)
대상 청정원은 ‘두부로 만든 콩담백면’ 4종을 출시했다.

두부면 시장의 원조는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두부면을 처음 선보인 후 출시 1년만인 지난달 누적판매 500만개를 달성했다. 두부면은 비건 소비 확산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제품군이다. 두부면은 밀가루 대신 두부로 면을 만들어 칼로리 부담이 적은데다 식물성 단백질이라 베지테리안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대상은 풀무원이 개척한 두부면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좀 더 편리하게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양념장과 육수를 더했다. 청정원 ‘두부로 만든 콩담백면’은 △비빔국수 △동치미냉국수 △콩국수 △멸치국수 등 4종으로 구성됐다. 대상은 신제품 출시를 맞아 SPC그룹이 운영하는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과 협업해 콩담백면을 활용한 여름 시즌 신메뉴 ‘슬림 콩담백면 샐러드’도 선보였다.

두부면 선두기업인 풀무원 역시 올해 판매 목표량을 2배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지난달부터 충북 음성 두부공장에도 두부면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보리차 시장은 1등에 대한 견제로 전체 시장 파이가 커진 사례다. 하이트진로음료의 검정보리 차음료 ‘블랙보리’는 2017년 12월 출시 이후 약 3년 동안 누적 판매 1억5000만병(340㎖ 기준)을 넘어섰다. 보리차 시장은 웅진식품의 하늘보리가 장기집권해 음료업계 1위인 롯데칠성음료도 넘보기 힘들었다.

블랙보리는 출시 첫해 4200만병을 판매하면서 보리차 시장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올렸다. ‘블랙보리’가 출시된 후 1강 1중 다약 체제로 보리차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보리차는 지난해 전체 차음료 중 역대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보리차 판매액은 지난 1년간(2019년 9월~2020년 10월)까지 전년보다 13% 가량 늘어난 644억원을 기록해 헛개차(597억원)와 옥수수차(531억원)를 제쳤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블랙보리의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최근 물 대용 보리차인 ‘우리집 보리차’를 내놓기도 했다.

즉석밥 시장은 여전히 CJ제일제당 '햇반'의 지배력이 크지만 오뚜기, 동원F&B에 이어 하림이 올들어 시장에 뛰어들었고 유통업체들도 자체상표(PB) 상품으로 가세하는 분위기다. CU, 홈플러스, 11번가, B마트까지 즉석밥 PB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적고 독점이 장기화하는 시장은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제한되기 쉽다”며 “다양한 제품이 경쟁을 펼칠 때 시장규모도 커지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독점적 1위 기업에 도전장을 내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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