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예상대로 뛰어난 2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약세를 기록했다. 전날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0.49%(400원) 하락한 8만8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3조 원, 영업이익 12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94%, 영업이익은 53.37% 증가했다.
매출액은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 원)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다.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반도체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가 약세에 대해 증권가는 이미 실적 기대감이 반영됐다면서 3분기 이후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3분기 이후 수요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며 “수요 충격이 아닌 상황에서는 공급 과잉이 나타나야 업황의 피크아웃 논리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지만 삼성전자는 P3 투자 전까지 추가적인 증설 여력이 크지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상승 사이클이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고정거래가격 상승으로 현물가격과의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구간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자회사 상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카카오는 전날 2.22%(3500원) 오르며 16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승세다.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서는 주요 자회사들의 상장 시 카카오의 투자 매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플랫폼 사업에 대한 막강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카카오그룹의 양대 금융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다음달 잇따라 상장에 나서는데 카카오뱅크가 8월 5일, 카카오페이가 8월 12일이다. 이처럼 최근 자회사 상장 모멘텀에 주가가 뛰자 투자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막강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카카오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한참 더 상승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렇지만 약 1년 반 동안 주가가 과격하게 달린 것도 사실인 만큼 안정적으로 멀리 가기 위해서는 과열된 열기를 식히는 적절하게 식히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색깔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피크 아웃’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카카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규 비즈니스들이 성장하며 카카오 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부동산 임대, 브랜드 관리, 계열사 IT서비스 등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비즈니스만을 영위하는 기존 전통적 지주사와는 다른 관점의 밸류에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증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테마주로 최대의 관심을 받은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전날 신풍제약은 2.69%(1800원) 떨어진 6만5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5일에는 15.60% 급등하기도 했지만 하루만에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지난 5일 장 마감 후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인 ‘피라맥스’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시험에서 유효성 1차 평가 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피라맥스는 항말라리아 치료제로 쓰던 의약품이다. 이 제품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신풍제약은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 시험을 진행 해왔다.
이번에 발표된 피라맥스의 임상 2상 시험은 13개 대학병원에서 총 113명의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는데 신풍제약은 이들을 피라맥스 투여군과 대조군(위약군)으로 나눠 투여 후 28일까지 효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피라맥스 투여군(52명)과 대조군(58명)에서 음전율에 차이가 없어 일차평가변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하지만 신풍제약은 일부 지표에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낮출 가능성을 보였다고 판단해 후속 임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자들도 임상 2상이 완전한 실패가 아닌 만큼 3상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3상 기간이 내년 7월까지 이어지며 1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되고,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3상 역시 2상 결과처럼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올들어 최고 수준으로 늘고, 델타변이 역시 빠른 속도로 퍼지며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던 진단키트주 씨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날 증시에서 씨젠은 13.81%(1만900원) 급등한 8만9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바이오스마트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휴마시스도 14.25% 상승했다. 소마젠(9.35%), 수젠텍(8.29%) 등 진단키트 종목들이 일제히 올랐다.
방역 당국이 발표한 전날 확진자는 1212명으로, 수가 급격히 늘면서 진단키트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해 8월 ‘2차 대유행’ 당시 최고 31만2200명까지 올랐던 씨젠 주가는 올 들어 지속 하락해 지난 6월 9일 6만6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수혜 예상 종목들의 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대영포장이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배달·택배 물량 급증으로 상자 수요가 늘면 ‘골판지 대란’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1979년 설립된 대영포장은 골판지와 골판지 상자를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7개의 계열회사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