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도 연일 급증
백신 접종 속도 냈던 미국·유럽도 다시 확산세
전 세계 곳곳이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증 사태를 겪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딘 아프리카 국가는 물론 백신 접종 속도를 내던 미국과 유럽도 델타 변이 확산에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아프리카 대륙 전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5만1000명으로 전주 대비 20% 급증했다. 이는 올해 1월에 기록한 최다 주간 확진자 수보다 12% 증가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 마치디소 모에티는 "아프리카는 이제 막 대륙 차원의 심각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기록하게 된 것"이라면서 "3차 유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이같은 확진자 급증세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말라위와 세네갈을 포함한 아프리카 16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신규 확진자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들 국가 중 최소 10개국에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 신규 확진자 급증세가 아시아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전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2%를 밑돌고 있다.
아시아 대륙도 확진자 급증세가 심상치 않다. 이날 인도네시아의 신규 일일 확진자는 3만8391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2만 명을 돌파한 후 계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6일부터 3일 연속 3만 명대가 유지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태국과 베트남도 일일 확진자 수가 60%씩 급증세를 보였다. 미얀마에서도 코로나19가 확신하면서 이날 일일 확진자가 3947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미얀마에서는 3~5월까지만 해도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을 밑돌았으나 지난달부터 급증하고 있다.
일본도 이날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2243명으로, 이틀째 2000명을 돌파했다. 2000명을 넘은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일본은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도쿄올림픽은 도쿄·사이타마·지바·가나가와 등 수도권 경기장에 대해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올렸던 미국도 델타 변이가 지배종으로 올라서면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50개주 가운데 24개 주에서 지난주 신규 확진자가 최소 10% 이상 증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0일에서 이달 3일까지 신규 확진자 중 절반이 넘는 52%가 델타 변이 감염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백신 여권'을 도입하며 역내 여행 규제를 완화했던 유럽도 최근 코로나 19 확산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키프로스 다음으로 최근 14일 이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이 가장 높다. 두 나라 모두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은 최근 14일간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90명으로 스페인 전국 평균 118.5명을 크게 웃돈다. 포르투갈도 이날 일일 확진자 수가 3285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2월 11일 이후 최고치다. 프랑스 신규 확진자의 일주일 평균치는 4월 중순까지 4만2000명이 넘었다가 6월 말에는 1800명까지 줄었으나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는 자국민에게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에 나섰고, 스페인의 카탈루냐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다시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