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재명 연대, '이낙연 결선' 밀어주기…정세균 "단일화 없이 결선으로"
정세균ㆍ박용진, 李 발언ㆍ정책 지적…김두관, 경선연기 압박 "李만 유보"
이재명은 "경선 아닌 본선 걱정할 입장…손발 묶인 권투" 자신감
추미애, 윤석열 비판하며 '이재명과 연대설'에 "원팀 역할 할 사람 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후보가 6명으로 좁혀지자 1강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에 맞서는 ‘반(反) 이재명 연대’ 구도가 더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결선에서 이 지사와 맞붙게 하도록 협공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본경선에 진출한 후보 중 이 지사와 결을 같이 하는 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뿐이고,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후보들은 이 지사에 맞서고 있다.
우선 이 전 대표는 지지율 상승세를 부각시키며 이 지사와의 양강구도를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12일 BBS라디오 전화 인터뷰에서 캠프 분위기가 고무된 배경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 전하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이 “1강 1중의 구도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2강 구도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한 전망에 대해 “그래야 한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항마’로 떠오르자 나머지 후보들은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후보 단일화 여지를 뒀던 정 전 총리는 결선 투표로 가면 인위적 단일화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냈다. 결선까지 이 전 대표를 엄호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정 전 총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단일화 관련 질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결선 투표에서 마지막 두 사람이 남으니까 단일화할 것 없이 경선 설계 자체가 유력한 두 사람이 경선하게 돼 있다”며 “사전 단일화 없이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 문제에 대해 “바지라도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답변한 데 대해 “놀라서 혼비백산했다”며 “불만이 있고 없고는 차치하고, 원래 면접관이 검증하겠다고 그러면 응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이 지사와 벌인 기본주택 논쟁에 대해 “이 지사 쪽에서 제 검증이 상당히 아팠던 모양이다. 정책검증을 충분히 해야 하고, 제가 내세웠던 정책도 당연히 이 과정에서 검증을 받는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며 “당내 경선도 못 견디는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민주당의 최대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김두관 의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선연기론을 통해 이 지사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다른 후보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엄정하다고 생각해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추 전 장관과 박 의원도 지난번에 계획대로 하자고 했는데 입장이 바뀐 것 같다”며 “(그런데) 이 지사만 입장을 유보했다”고 꼬집어 말했다.
반면 이 지사는 경선보다 본선에서 야당 후보를 어떻게 이길지가 더 고민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경선 관련 질문에 “그것보다 저는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1 대 1 구도라고 봐야 한다. 저는 본선을 걱정할 입장인데 다른 (경선) 후보들은 오로지 경선만 중요할 수 있어서, 저로선 원팀을 살려야 해 심하게 공격하면 안 된다. 손발이 묶인 권투를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명추연대’로 이 지사와 같은 결로 묶이는 추 전 장관도 해당 발언 취지를 따르듯 이날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그는 CBS라디오에서 “정치 참여 이후 행보가 짜임새 있지 않고 발언이 모순된 게 많다”고 지적하며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 논문 의혹에 대해 “불법, 학사업무 방해 여부가 본질이다. 거기에 답을 해야 되지 않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와의 연대·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 “원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저뿐이다. 본선에서 개혁경쟁을 하고 싶다”며 “제 등판이 흥행뿐 아니라 개혁에 불을 지피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지지자들의 평가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