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보다 부족한 20㎒ 폭 확보 시도
LG유플러스(LGU+)가 정부에 5G(5세대)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 경쟁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LGU+는 농어촌 공동망 구축 품질과 소비자 후생을 위해서는 주파수 추가 할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나, SK텔레콤(SKT)과 KT는 정부가 LG유플러스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정책의 일관성을 헤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U+는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 주파수 3.4~3.42㎓ 대역 20㎒ 폭 추가할당을 신청했다. LGU+는 10월로 예정된 농어촌 5G 공동로밍 시 국민이 균질한 서비스 품질을 이용하기 위해 주파수 추가할당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8년 6월 5G 주파수 경매 당시 SKT와 KT는 3.5㎓ 대역에서 정부가 정한 최대 할당 상한인 100㎒를 확보했다. SKT는 1조2185억 원, KT는 9680억 원을 냈다. SKT는 주파수 확장이 용이한 3.6~3.7㎓를 차지했고 KT는 3.5~3.6㎓ 대역 주파수를 확보했다.
반면 8095억 원을 지급한 LGU+는 20㎒ 적은 3.42~3.5㎓ 대역 80㎒ 폭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LGU+가 정부에 요구한 추가 주파수 대역은 주파수 경매 당시 인접 공공주파수 간섭 우려로 경매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혼간섭 우려가 없어지면 추가 할당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 LGU+의 설명이다. 또 LGU+는 농어촌 5G공동망 구축과 소비자 후생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LGU+ 관계자는 “추가 할당을 신청만 했을 뿐 주파수 대가가 어느 정도 매겨진다거나, 정부에서 주파수를 준다고도 안 했는데 벌써 특혜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과거 경매 때도 간섭 이슈가 없어지면 주파수를 할당할 수 있다고 브리핑을 했었고, 혼 간섭 우려가 없어져서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후생 관점에서 보더라도 경쟁사가 구축한 공동망에서 당사가 구축한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면 부족한 주파수 대역으로 동등한 수준의 통화 품질을 누리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안 그래도 품질 때문에 통신업계가 5G에 대해 지적받는데, 품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소비자 후생이 커지는 방향으로 봐야지, 경쟁에만 매몰돼 이런 것들을 다 무시하는 건 공공재인 주파수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U+의 요청에 대해 SKT와 KT는 추가할당이 이뤄지면 특혜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 정부의 계획보다 이른 시점에 추가할당이 이뤄지는 것인 정책의 신뢰성ㆍ공정성ㆍ일관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T와 KT는 이러한 뜻을 담아 반대 의견서를 이날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은 “2018년 주파수 경매 당시 각사의 치열한 결정에 따라 최종 결정이 된 것인데, LGU+의 주파수에 인접해 있어서 경쟁 없이 수의계약 형태로 달라고 하는 것, 자기들만 활용 가능한 걸 자기들에게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특혜”라며 “정책으로 주파수 플랜을 바꿀만한 요인이 없는데 이걸 이제 와 검토해 달라고 하고 정부가 받아들인다면 정책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 일관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LGU+의 수요제기가 있는 만큼 타 사업자의 의견을 받고 주파수 연구반을 구성해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