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SG 나쁜 기업은 도태...장기 투자처로 살펴야”
“ESG는 한때 유행이 아닌 대세다. 몇 년 후에는 공기와 같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ESG 평가가 좋지 않은 기업들은 투자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일컫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에 전 세계 기업, 투자자들이 뛰어들고 있다. 다가올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저평가 기업을 발굴해 평가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ESG에 주목하고 있다. ESG 대응에 따라 기업의 생존 여부, 새로운 산업 개화까지 가늠할 수 있어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일 인터뷰에서 ESG는 최소 수십 년간 이어질 투자 트렌드로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최근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며 “마침 국내외 책임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들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ESG 개선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은 ESG Integration(통합투자)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기업의 사회책임’은 시혜성 기반해 마케팅 요소로 활용되곤 했지만, 이번 ESG 평가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다.
그는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 사업영역에서 ESG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궁극적으로 기존사업을 ESG 테마와 접목해 ESG 친화적 기업으로 바꿔야 한다”며 “ESG 강화는 기업 내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유치 활동에도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ESG 경영 강화는 회사의 주인(주주)와 대리인(전문 경영인)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임기 내 단기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내부 자원 남용, 위험이 큰 투자 회피 등을 거를 수 있어서다. 대리인이 ESG 개선 활동, ESG 리스크 제거 의사결정 등을 활발히 전개할수록 중장기 성과 강화로 이어진다.
그는 “그간 주식시장에서는 암묵적으로 ESG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같은 산업에서 유사한 실적을 내는 두 기업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크게 난다면, 대체로 한쪽에서 환경사고(E), 제품 리콜(S), 총수일가의 일탈(G) 등 문제가 있는 기업이었다”고 풀었다.
오 센터장은 ESG 방향에 맞춰 미래산업인 전기차, 수소차, 신재생에너지 관련 밸류체인에 있는 산업을 유망하게 평가했다. 환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제조업 중 ‘탄소중립’, ‘순환경제’ 관련해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탄소배출 산업인 시멘트산업에서 순환자원처리시설 통한 에너지 재활용 기업, 급증하는 전기차의 내구연한이 지난 후 쏟아져 나올 폐 2차전지를 재활용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