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일반분양, 투기수요 예고
기존 집값도 8주만에 상승전환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이하 특공) 제도가 폐지된 세종시에서 청약 광풍이 거세게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시가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한 지역인 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규제지역이어서 시세 차익 기대감에 전국 각지에서 내집 마련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6-3 생활권에 들어서는 '세종 자이 더 시티'는 오늘 16일부터 사이버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이 아파트는 올해 세종시에서 분양될 마지막 민간 분양 단지다. 총 1350가구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이 약 1100가구에 달한다.
그동안 세종시에선 전체 물량의 40%를 이전기관 공무원 특공으로 내놨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특공 아파트를 분양받아 로또 수준의 시세 차익을 보고 있다는 '특공 재테크'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련 제도가 최근 전면 폐지됐다. 공무원에게 돌아갈 물량이 일반분양 물량으로 전환되면서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최근 세종시에선 분양하는 단지마다 세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고운동에서 나온 한림풀에버 아파트는 1순위 청약(169가구 모집)에 2만5910명이 몰리며 평균 1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년 4개월 만에 나온 신규 분양 단지였던 데다 지난해 7월 여당발(發) 행정수도 완성론이 집값 상승에 불을 붙인 영향이 컸다. 올해 분양한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아파트 역시 H2블록(218가구 모집에 4만8266명 신청)이 221.4대 1, H3블록(172가구 모집에 2만3198명 신청)이 134.8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업계에선 자이 더 시티의 일반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만큼 역대급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관측한다. 2010년 세종시에서 첫 분양이 시작된 뒤 일반분양 물량으로 1000가구가 한꺼번에 나온 건 그간 6번에 불과했다. 자이 더 시티의 경우 일반공급 물량의 절반은 세종시 내 1년 이상 거주자에게 공급되지만 나머지 절반은 기타지역(전국) 물량으로 배정된다. 따라서 전국 곳곳에서 청약 수요가 몰려들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는 점도 역대급 청약 수요가 예상되는 이유다. 자이 더 시티 분양가는 3.3㎡당 1300만 원 안팎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세종시 역대 최고 분양가로 공급된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추첨제가 적용되는 전용면적 84㎡ 초과 타입 물량이 1200가구를 넘어 전국에서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도 당첨 기대감을 갖고 대거 청약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공무원 특공 폐지로 인한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물량을 줄이거나 지역민으로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한 상태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최근 두 달 가까이 '나홀로 하락'을 보이다가 8주 만인 지난주 0.01%로 상승 전환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내년 입주 물량 감소와 대선용 개발 공약 등으로 세종시 집값이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자이 더 시티는 이런 상황에서 분양되는 대규모 단지인 만큼 청약 결과는 세종시 주택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