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최대 규모 복합시설 개발 이슈로 상승세
마곡동 오르자 내발산·가양동도 '집값 키 맞추기'
서울 강서구 일대 아파트 매매시장이 심상치 않다. 잇단 개발 호재에 힘입어 아파트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많으나 매물이 달려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강서구에선 마곡 마이스(MICE: 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 착공과 옛 CJ공장부지 개발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 6단지 전용 84㎡형 매매 시세는 최고 15억3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현재 같은 평형대에 남은 매물은 모두 15억 원 이상을 호가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같은 평형은 13일 14억9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마곡지구 내 대표 아파트인 마곡엠밸리 7단지 매매 시세는 6단지보다 더 비싸다. 7단지는 공항철도와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가깝고 마곡지구 내에서도 중심에 있어 선호도가 높다. 이 단지 전용 84㎡형 시세는 17억3000만 원에 형성됐다. 지난달 같은 평형이 14억8000만 원에 신고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2억5000만 원 더 오른 셈이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개발사업이 마곡동 일대 아파트값을 끌어올린 요인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마곡동 767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는 서울 최대 규모로 조성된다.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의 두 배 크기(연면적 82만㎡)로 컨벤션센터와 호텔, 판매·업무시설이 들어선다. 공사를 맡은 롯데건설은 3월 건축허가를 받은 뒤 이달 착공에 들어갔다. 2024년 준공 예정이다.
마곡지구와 가까운 가양동 옛 CJ제일제당 부지 개발사업도 순항 중이다.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에 있는 이 부지에는 연면적 79만㎡ 규모의 복합쇼핑몰과 업무·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 중인 신세계프라퍼티가 CJ제일제당 부지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양동 CJ부지에 스타필드가 들어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곡동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 그대로 거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동안 강서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감이 없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선 집값이 너무 뛰어 놀랍고 두렵기까지 하다”고 귀띔했다.
마곡·가양동 아파트 매매값이 크게 오르자 인접 지역까지 집값 키 맞추기에 나섰다. 마곡지구와 맞닿은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인근 내발산동 우장산 힐스테이트 전용 84㎡형은 최고 14억5000만 원을 호가한다. 지난달 20일 실거래가(14억 원)보다 한 달 만에 5000만 원 더 올랐다.
등촌동 등촌 부영아파트 전용 80㎡형 시세는 11억5000만 원 선이다. 같은 평형 직전 실거래가는 7일 거래된 10억7000만 원으로 일주일 만에 8000만 원 오른 셈이다. 이 단지는 가양동 CJ제일제당 부지 길 건너편에 있어 개발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등촌동 B공인중개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많은데 매물은 없어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며 “CJ부지 개발 등 호재가 많은데다 아직 마곡지구 개발도 진행 중이라 집값이 더 오를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