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도 9월 관련 보고서 발표 예정
파월 "디지털 자산 생기면 가상자산 불필요"
디지털 유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시민이 상업은행이 아닌 ECB에 디지털 화폐를 보관하는 일종의 ‘디지털 지갑’과 같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스템 혼란을 피하고자 신중하게 도입을 진행, 발행은 2026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유로 설계를 위한 2년간의 조사 작업에 착수한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돈세탁 등 불법행위를 막고, 금융 시스템이나 정책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한 디지털 통화의 설계 등을 진행한다. 이후 유럽의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필요한 법제화 작업을 추진한다.
ECB가 이처럼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에 나선 이유에는 현금에서 디지털 결제로의 이행이 가속화하는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디지털 시대에 시민과 기업이 가장 안전한 형태인 중앙은행 통화를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성명문은 “디지털 유로는 현금을 보완하는 것이지 대체할 수 없다”는 견해도 명기했다.
이러한 ECB의 움직임은 다른 중앙은행들의 CBDC 개발 움직임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영국은 지난 4월 자국의 CBDC인 ‘브리트코인’ 개발을 탐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올가을 CBDC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의 디지털 화폐, 즉 디지털 달러가 생기면 스테이블 코인도, 가상자산도 불필요해질 것”이라며 “디지털 연구와 관련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한 뒤 오는 9월 초 CBCD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그러면서도 기축통화 보유국으로서 제대로 올바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아시아 국가들도 CBDC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2014년 CBDC 개발에 착수했던 중국은 내년 2월 자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디지털 위안의 선전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