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가상화폐)과 관련해 주요 인사들의 ‘부정적’ 발언이 연이어 나오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3만1000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폭락에 대한 ‘공포심리’도 커지고 있어 3만 달러 선도 위협받고 있다.
16일 글로벌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한국시간 기준) 오후 12시2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43% 하락해 3만1938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박스권에 머물며 일주일간 3만2000~3만4000달러 사이를 오갔다. 그러다 최근 3만1000달러로 내려가면서 ‘3만 달러’ 선도 위협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거래량도 최근 급감했다. 같은 사이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하루 거래량이 213억 달러(한화로 약 24조 원)였다. 같은 달 3일을 기준으로 거래량이 100억 달러가량 줄더니 지금까지 별다른 오름세 없이 190억~290억 달러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이더리움이나 도지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도 가격 변화율이나 거래량 등에서 비트코인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 언론 CNBC도 지난 12일(현지시간) 가상자산거래 사이트 크립토컴페어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코인베이스, 크라켄, 바이낸스, 비트스탬프 등 주요 암호화폐거래소들의 거래량이 40% 이상 감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요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는 최근 주요 인사들의 부정적 언급 등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디지털 달러가 나오면 암호화폐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내려가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개발하더라도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도지코인 공동개발자인 잭슨 팔머도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팔머는 “암호화폐가 본질적으로 우파적인 초자본주의 기술이라고 믿게 됐다”며 “조세 회피, 규제 완화, 인위적인 희소성 등을 결합해 암호화폐 지지자의 부를 증폭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반면 초대형 호재로 평가받던 미국의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승인도 연기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한편 가상자산에 대한 ‘공포 심리’도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16일 오후 12시 32.7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극단적 공포(0~20), 공포(21~40), 중립(41~60), 탐욕(61~80), 극단적 탐욕(81~100)까지 5단계로 나뉜다.
이 지수에 대해 두나무는 “지수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가격이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높아지고 있다. 단기적인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