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합류는 金의 의지…구체적 역할은 내부 논의 중
'이재명 저격수'로 알려진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돕겠다고 나섰다. 구체적인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당분간 외부에서 윤 전 총장에게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을 방문해 윤 전 총장과 만나 캠프 합류 의지를 전했다.
그는 윤 전 총장 방문 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에 대한 집권 여당의 공격, 독화살이 집중되고 있다"며 "보호하는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저라도 같이 가서 막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3월 9일이 정권교체의 날이 돼야 하고 그걸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며 "윤 전 총장께서 정치를 하신 지 얼마 안 돼 어려움이 많을 거로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역할과 노력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공보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에게 알리는 부분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은 여태까지 해본 적 없는 정치 상황이어서 이것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설명이나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진 경험이나 능력이 있다면 보태드릴까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 우리의 시대적인 사명이고 개혁"이라고 부연했다.
1시간가량 윤 전 총장과 만난 김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여러 생각을 갖고 역할을 주시지 않을까"라며 "(의견을)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활동하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으로 경험이 풍부하니 그걸 바탕으로 저희에게 많은 조언을 주실 것"이라며 "구체적 역할에 대해선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마 지금 해오신 대로 외곽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의 캠프 합류 의지는 윤 전 총장의 제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자원봉사 차원에서 좀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하셨다"며 "아직 정해진 점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캠프에) 합류한 게 아니다"라며 "캠프에 상주하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지 봐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으며 2018년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 등을 제기하며 악연이 생겼다. 윤 전 총장이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 지사를 꾸준히 견제해온 만큼 김 전 의원이 캠프에 합류하게 된다면 이 지사를 향한 공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