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이주…전세시장 숨통 '역부족'

입력 2021-07-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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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재건축 사업 이주 시기를 3개월가량 늦췄지만 학군 수요과 청약 대기수요 등 불안요인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

서울시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재건축 사업 이주 시기를 3개월가량 늦췄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군수요와 청약 대기수요 등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불안 요인이 산적해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지난주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1490가구)의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 9월부터 이주를 시작한다는 협의 하에 4개월간 늦춰온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한 것이다.

서울시와 서초구가 이러한 협의를 끌어낸 건 재건축 사업 이주 시기를 분산해 인근 지역 전세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통상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이주 절차에 들어가는데 전세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단지의 이주 시기를 조정하지 않으면 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시는 3주구의 이주 종료 기간도 기존 계획보다 7개월 연장한 내년 5월로 조정했다.

최근 서초구에선 2120가구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비롯해 방배13구역(2900가구) 등 재건축 이주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 지난 4월 마지막 주 보합세를 보인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6월 둘째 주(14일 기준) 0.56%로 치솟았다. 올해 초 10억 원 안팎 수준이었던 반포 힐스테이트 전용 59㎡형의 전세보증금은 지난 5월 16억1500만 원으로 급등했다. 이런 전세난은 인근 동작구와 강남·송파구로도 확산했다. 강남지역 정비사업 이주수요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어서 전세 불안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크게 빗나간 셈이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대단지의 이주를 미루면서 밀물처럼 밀려들 전세수요는 일단 막았지만 전세시장이 얼마나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여름방학에 맞춰 학군수요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둘째 주 보합(0.0%)이었던 양천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더니 지난주 0.25%까지 올랐다. 통상 좋은 학군으로 유명한 지역에 진입하려는 학군수요는 여름과 겨울방학에 맞춰 움직인다.

양천구 목동 A공인 관계자는 "방학을 앞두고 최근 전세계약을 하려는 수요자는 늘고 있지만 전세매물이 없거나 손에 꼽을 정도인 단지가 많다"이라며 "전세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양천구 일대 전세물량은 이날 기준 533건으로 한 달 전보다 무려 24% 넘게 줄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은 감소폭이다.

대치동이 위치한 강남구도 0.14% 뛰며 지난 1월 넷째 주(25일 기준·0.14%)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학군수요의 움직임이 잠잠해진다고 해도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임대차법 시행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세입자들이 늘어 매물 부족이 일상화하고 서울 입주물량 감소, 청약 대기수요, 정비사업 이주 수요 등이 더해져 전세품귀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현상이 집값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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