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집중·장기실업도 부정적, HHI지수 10% 상승시 고용증가율 0.08%p 하락
일자리 이동 지원하고, 구인난 겪는 중기 취업 유도하며, 경력공백 이력현상 최소화해야
자동화·대기업 집중·장기실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시장 여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자동화 고위험군에 대한 일자리 이동을 지원하고,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며, 경력공백에 따른 이력현상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1일 송상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과장 등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현재 대면서비스업종 중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고용은 2017년 4월 대비 10.8% 감소했다. 이는 저위험 직업군 2.4% 감소와 견줄 경우 다섯배에 달하는 것이다. 전산업에서도 같은기간 고위험군은 2.5% 감소한 반면, 저위험군은 되레 2.8% 늘어 대조를 이뤘다.
고용의 대기업 집중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신규기업 진출을 막고 이에 따라 고용창출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고용 집중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지수)가 10%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고용증가율은 0.08%포인트 하락했다.
그렇잖아도 HHI지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상승해왔다. 2019년 분기평균 0.26(HHI지수*100 기준)씩 상승했던 HHI지수 증가세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분기평균 0.49씩 늘었다. 올 1분기 HHI지수는 7.92를 기록 중이다. 규모별 고용추이도 300인 이상 사업체에 대한 고용은 올 6월 현재 106.4(2020년 2월 100 기준)으로 증가한데 반해, 30~299인 사업체는 99.2로 줄었다.
이 역시 취업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실제, 장기실업자의 구직단념율(21.1%)은 단기실업자(11.9%)보다 높았고, 취업전환율(각각 32.3%, 37.9%)은 낮았다(각각 2019년 1월부터 2021년 2월 평균값 기준). 특히, 장기실업자 중 남성(33.4%)보다는 여성(30.9%)의, 취업경험이 있었던 사람(37.0%) 보다는 없었던 사람(25.0%)의 취업전환율이 낮았다..
그는 이어 “고위험 직업군에 대한 원활한 일자리 이동과,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채용확대, 장기실업자와 구직단념자의 경력 공백을 단축시켜 이력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