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투데이가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삼성그룹펀드 23개의 올해 연초이후 수익률은 6.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인 12.50%는 물론이고, 국내 주식형 펀드(11.0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 펀드들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24%까지 떨어졌다. 이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가 올들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펀드의 경우 20%를 넘는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들어 전날까지 2.46%가 하락했다. 지난 5월13일 기록한 7만8500원의 연저점에 거의 근접했다. 삼성전자 우선주인 삼성전자우의 주가도 올해 1.76% 빠졌다. 반면 삼성그룹 펀드 안에서 비중이 높아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10.53%, 삼성SDI의 주가가 16.40% 오르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펀드별로는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 액티브 펀드가 올들어 16.7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 ETF도 9.81%로 그룹 내에서는 평균치를 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치보다 낮은 상황이다. 한국투자퇴직연금삼성그룹40, 대신삼성그룹코어알파 등은 1%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수익률은 부진하지만 삼성그룹 펀드에는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에 올해 들어서만 1663억 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4551억 원이 빠져나간 것과 정반대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쓸어담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20일까지에만 26조1621억 원을 사들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부진하지만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믿음과 당분간 현 주가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확대국면에서 삼성전자는 가장 안정적인 투자 대상”이라며 “3분기 메모리 중심 실적 개선세가 전망되고, 주주환원 확대 전략을 감안하면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보유한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 드라이버는 지나간 실적도, 다음 분기의 실적도 아닌 듯 하다"며 "적어도 6~12개월 후의 메모리 전망이 더 중요하다. 아니면 파운드리나 M&A 등 그 동안 삼성이 잘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의 의미없는 성과나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