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업부 가치 150억 달러 이상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BHP그룹이 화석연료 탈피를 위한 경영구조 개편 일환으로 석유·가스 사업부 매각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같은 날 BHP그룹이 원유와 천연가스 사업에서 손을 떼려 한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BHP는 원유 관련 사업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3자에 양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최종 결정을 남겨둔 상태다.
BHP는 현재 호주, 미국 멕시코만, 캐나다 동부 지역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랫동안 석유 사업을 전략적 핵심 부문 중 하나로 삼아왔으며, 적어도 10년 동안은 계속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올해에도 BHP 석유·가스 사업부는 20억 달러(약 2조307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사업부 가치는 15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BHP가 사업을 재점검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탈(脫)탄소 움직임 속에서 매각이 더욱 어려워지는 자산을 계속 안고 가는 상황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미 경쟁사인 앵글로아메리칸은 투자자들의 압력에 따라 일반탄(열에너지원으로 소비되는 석탄) 사업에서 철수했다. BHP도 그 뒤를 잇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HP는 지금 석유·가스 사업부를 만족스러운 가격에 팔아치우려는 의도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목표로 하는 것은 2018년에 추진한 셰일 사업 매각의 재현이다. 당시 BHP는 셰일 사업을 영국 BP에 104달러에 처분했다.
BHP는 회사 주력 사업인 철광석이나 구리 광산에 비해 에너지 사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 RBC캐피털마켓은 BHP의 전체 순이익 중 철광석이 72%, 구리가 21% 비중을 차지하고 석유·가스는 6%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타일러 브로다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BHP는 석유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광산업 분야에서 아웃라이어로 여겨졌고, 이는 종종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판 거리로 언급됐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압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석유 사업이 잠재적으로 재투자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경영진이 철수를 원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