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정면돌파 이재명 "전국민 연 100만원"

입력 2021-07-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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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100만원 추가 연 200만원
목적세 신설 등 장기 계획도 내놔
경선연기에 이낙연 추격…전략 바꿔
여당에서도 "상황 모면 위해 국민 현혹"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기본소득 공약 발표를 위해 국회를 찾았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자신의 강점이자 약점인 대표공약 기본소득을 내세웠다. 여야에서 제기될 비판을 사전에 반박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국회 소통관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월 50만 원 지급 최종목표를 잡고 2023년부터 25만 원씩 4회 연 100만 원 지급을 임기 내에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만 19~29세 청년층의 경우 연 100만 원을 추가지급한다고도 밝혔다. 본격 도입의 경우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해 공론화를 거친 후 탄소세와 토지보유세 등 목적세를 신설해 재원을 마련한 뒤 차차기 정부에서 시행하도록 한다는 향후 계획도 내놨다. 또 공론화를 통해 공약 철회 명분을 쌓는다는 지적에 대해 이 지사는 “전 국민 연 100만 원, 청년층의 경우 200만 원 지급 시행까지는 확실히 가능하고 보장한다”며 “취소하거나 바꾸기 위한 것 아니고 약속하면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냈다.

이처럼 장기까지 상세한 공약을 내놓은 건 그간 여야를 막론하고 기본소득 공약에 구체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는 애초 무난한 경선 승리를 전제로 본선을 대비해 공약은 아껴 놓는다는 방침이었는데, 경선이 연기되고 이낙연 전 대표의 추격이 거세져 전략을 바꾼 것이다. 이재명 캠프의 한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본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많고, 경선 전에도 대략적인 기본소득 구상을 밝혀 왔던 만큼 상세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예비경선에서 기본소득이 후퇴했다는 공세가 많았기에 대응할 필요가 컸고 이 지사의 대표적인 핵심공약인 만큼 한 번 밝힐 필요가 있었다”며 “이 전 대표의 경우 신복지 등 공약의 구체성이나 화제성이 부족한 반면 기본시리즈는 많은 관심을 받기에 정책 경쟁력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제기될 예상 비판에 대해 사전에 반박해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이 지사는 양극화 해소 역행, 기존복지 축소 우려, 실효성 의문 등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양극화 문제와 관련해 이 지사는 “가난한 사람 골라 지원하면 일을 안 해야 대상이 되니 근로의욕이 떨어지고 낙인이 찍히는데 보편 지원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기존복지 축소 우려에 대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복지지출을 따라가려면 160조~170조 원 추가지출이 필요하다. 이 중 일부만 기본소득 재원을 쓰고 상당 부분은 기존 복지 확대에 쓸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효성에 대해선 “첫해에 월 2만 원 정도라고 공격할 것 같은데 4인 가구 연 100만 원은 서민 입장에서 적은 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 정책과 관련해 박용진 민주당 후보는 “(경기 남양주) 지금지구는 이 후보가 공약하겠다는 기본주택이 아닐 뿐 아니라, 장수명 주택은 아예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다른 말을 해서 국민을 현혹한다”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지사가 기본소득 공약의 점진적 시행으로 선회했다”며 “하도 허점이 많으니까 거기서 발을 빼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민에게 돈을 똑같이 나눠드리는 걸 성장의 해법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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