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레지스터 등 전 세계 수동소자의 15~20% 생산”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지인 동남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에 걸렸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인프라와 저렴한 인건비로 반도체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여파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동남아로 옮기기도 했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들 지역의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발(發)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공급 불안이 가중된 상태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터진 셈이다.
JP모건체이스의 아시아 기술·미디어·통신 연구 공동 책임자인 고쿨 하리하란은 “동남아는 스마트폰 및 기타 제품에 사용되는 캐패시터와 레지스터를 포함한 수동소자(Passive Component)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동남아 국가에서 전 세계 수동소자의 15~20%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연일 1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자 네 번째 봉쇄를 선언했다. 공장 가동도 중단됐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반도체 공급업체만 50개에 달한다.
일본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업체인 타이요가 생산 차질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만 전자기업 카이메이도 산하 반도체 레지스터 제공업체의 7월 생산능력이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전 세계 전자제품 생산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동남아 국가들이 자동차,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8일 신규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선 베트남은 호찌민에 위치한 국가전략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공장을 봉쇄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곳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 인텔, 일본 니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코로나19 확산 차단 목적이지만 입주 기업들의 생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동남아의 코로나9 확산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13억6000만대에서 13억47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생산량 추가 감소 가능성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