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온라인 마권 판매…정부·업계 갈등 깊어지나

입력 2021-07-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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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산업 고사 위기 vs 사행성 조장 우려' 대립 첨예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온라인 마권발매 입법을 촉구하며 경주마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두고 정부와 말 산업 사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말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해 온라인 마권 발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사행성 조장을 우려해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온라인 마권발매 입법을 촉구하며 정부세종청사에서 말 수십 마리를 동원해 집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말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2만4000여 명의 생활은 파탄이 났으며, 생존권은 박탈됐다"며 "마사회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유보금까지 바닥나 생계형 경마로 겨우 숨통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인 지난해 2월부터 1년 넘게 경마는 중단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말 농가 등 말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됐고, 지난해 6조50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마 중단에 따라 마사회도 지난해 약 4600억 원이 적자를 냈다. 경주실적과 성적에 따라 받는 경마상금에 의존하던 마주·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는 물론 관련 사업장 2500여 곳도 어려움에 처했다.

경마가 중단되면서 마사회는 올해 축산발전기금을 한 푼도 출연하지 못했다. 마사회는 매년 이익금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업계는 경륜과 경정 등 분야와 형평성도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경륜과 경정은 5월 온라인 발매 법률안이 통과돼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반면 김승남·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운천·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4명은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골자로 하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달 30일 국회 농해수위에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정부 입법안을 제출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경마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 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학계 등에서는 온라인 마권 구매자의 인증 확인 강화, 구매 상한선 부여 등의 조치가 선행되면 부작용 발생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국민 정서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농식품부가 사전에 이와 관련한 공론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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