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지우기 2050] ‘RE100’ 가입 속도내는 국내 소비재업계

입력 2021-07-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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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뉴노멀이 된 탄소경영:유통업계

(게티이미지)

국내 소비재 업계에서도 ‘RE100’이 화두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 환경 이슈가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등장하며 ESG 경영 기조가 확산하면서다. 업계는 RE100에 가입하거나 이를 염두에 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2014년 영국 런던에 있는 다국적 비영리 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시작했으며,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수요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 가입 조건은 포춘 선정 1000대 기업 등 주요 다국적 기업이면서 연간 전력사용량이 0.1TWh를 초과하는 기업이다. 현재 구글과 애플 등 280개 이상 글로벌 기업이 RE100 캠페인에 참여 중이며,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가입했다. K-뷰티를 선도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국내 뷰티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RE100에 가입하면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뜻 가입하기엔 부담이 있다.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전기로 사용하면 기존 요금보다 30%가량 비싸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아모레퍼시픽이 RE100에 가입한 건 친환경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지속 가능한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본사, 기술연구원, 물류, 생산 등 전사 에너지 전문가들로 구성한 ‘에너지 혁신 TF’에서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활동을 진행했다. 모든 생산사업장(중국 상하이 포함)과 전국 물류센터의 전등 100%를 LED로 교체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상치 대비 7.4%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RE100 달성을 위한 향후 계획도 발표했다. 제품 개발, 생산 단계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저에너지 공정기술 적용을 확대한다. 제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탄소발자국을 측정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료와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오비맥주 역시 RE100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태양광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맥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1월 오비맥주는 켑코에너지솔루션, 이온어스와 함께 ‘태양광 발전 공동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비맥주는 이번 협약으로 광주와 청주, 이천 3개 맥주 공장에서 직접 발전한 태양광 에너지로 맥주를 만들게 됐다.

오비맥주는 연간 약 12GWh의 태양광 발전 전력을 맥주 생산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가 맥주를 생산하는 전력을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 약 5621톤을 직접 감축할 수 있다. 설비수명인 30년간 총 343GWh 전력 공급과 16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오비맥주의 배하준 대표는 “이번 협약 체결로 국내에서도 RE100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게 됐다” 며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도 기업으로서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이행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친환경 비전인 ‘그린 홀 프로세스(Green Whole Process)’를 선포하며 RE100 경영에 들어갔다. 제주개발공사는 올해를 ‘ESG 선도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산화탄소 저감을 통한 생산부터 수거, 재활용(업사이클)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국내 유일의 친환경 사업 모델인 ‘그린 홀 프로세스’ 경영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무라벨 생수 출시를 시작으로 재생 페트 사용, 바이오 페트 개발 연구 등 2030년까지 플라스틱 50% 절감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 구축에 착수했다. 또 공사 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한 이산화탄소 저감을 지속해서 이뤄 나갈 계획이다.

제주삼다수 생산 설비를 비롯한 모든 사업장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50%로 늘려 공격적인 이산화탄소 저감에 나선다. 올해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에너지 진단을 통해 저감 방안을 도출하고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차례로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태양광 패널 설치, 사업장 내 100% 재생에너지 전력 대체(RE100),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구매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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