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 아프간 세력 다툼 본격화…왕이, 탈레반 수장 만나

입력 2021-07-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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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부장과 탈레반 부지도자 톈진서 회담
왕 부장, 6월 “탈레반 정치 주류로 돌려놓을 것” 약속
병력 철수 중인 미국 “탈레반 위협 시 공습 지원” 경고

▲물라 압둘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부지도자가 지난해 2월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발표하고 있다. 도하/AP뉴시스
중국이 탈레반과 대화를 시작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아프간을 중심으로 한 미ㆍ중 세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28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부지도자가 이날 중국 톈진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이 아프간 주요 지역을 점령한 후 고위급 인사를 중국에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 목적은 인도 뉴델리에서 진행 예정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 회담에 대한 견제로 전해진다.

미군은 9월 11일까지 아프간 내 모든 병력을 철수하기로 한 상태다. 현재 주요 지역 먼저 병력이 빠져나가고 있고 이르면 내달 말까지 대부분 정리될 예정이다.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자 무장조직 탈레반은 곧바로 주요 지역 점령에 나섰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중남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타슈켄트/AP연합뉴스
특히 지난달 왕 부장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외교수장 회담에서 “탈레반을 정치적 주류로 되돌려 놓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은 탈레반을 통해 아프간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 서북대의 옌웨이 국제관계학 교수는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장악하든 못하든 간에 이들은 아프간 정치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세력”이라며 “중국은 탈레반을 통해 다른 테러 조직에 일정 부분 제약을 가할 수 있고, 이는 중국과 지역 안보에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력을 철수 중인 미국도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이 미얀마나 신장 위구르에서처럼 세력을 넓히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정상회담을 했고, 이번 주엔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 사령부 사령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탈레반이 아프간군을 공격하면 공습 지원을 계속하겠다”며 위험 세력들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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