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테이퍼링은 지지 별로 못 받아
파월, 물가 상승 일시적 견해 유지…"경제 진전 갈 길 멀어"
시장 "파월 기자회견, 이보다 더 비둘기일 수 없어" 평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개최한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금리’ 수준인 0.0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매월 1200억 달러(약 137조 원)의 자산 매입도 그대로 유지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성명에는 “경제가 연준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으며, 위원회는 향후 회의들에서 진전 정도를 계속해서 평가할 것”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이는 델타 변이 확산이 미국 경제회복에 위협을 가하고 있음에도 연준이 테이퍼링 시작 시기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음을 뜻한다. 미국 언론들은 경제 회복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논의 진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더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어떻게 채권 매입을 축소할지에 대한 방법을 이번 회의에서 처음으로 깊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과열 방지를 위해 월 400억 달러 규모인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먼저 축소하자는 ‘2단계 테이퍼링’ 주장에 대해서 파월은 “연준 내에서 지지가 상당히 적다”며 “매입 축소는 국채와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테이퍼링 논의 가속화에도 시장은 연준의 기조를 여전히 ‘비둘기파’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FOMC 성명은 다소 ‘매파’적인 견해가 있었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될수록 비둘기파적인 면모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FOMC 성명에는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언급이 별도로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델타 변이가 미국 경제에 미칠 위험을 경계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올랐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본다”고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임무를 향한 경제의 ‘실질적 추가 진전’은 아직 멀었다”며 “비농업 일자리가 대폭 증가할 때까지 테이퍼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머스 헤이즈 그레이트힐캐피털 회장도 “파월 의장이 이보다 더 비둘기파적일 순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준이 주식시장에 대해 이보다 더 친화적일 수는 없다”고 호평했다.
누빈자산관리의 브라이언 닉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은 긴축발작을 일으켰던 2013년 교훈으로 시장과의 대화를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잘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서 8년 전처럼 테이퍼링이 시장을 교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