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쥴리 벽화’를 직접 설치한 건물주 여모 씨가 “쥴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철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논란이 거세지자 문제가 되는 문구들은 지우겠다고 밝혔다.
여 씨는 29일 연합뉴스에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 씨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 마당에 벽화로 인해 누구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이냐”면서 “현재 쥴리가 나타나지 않고, 양 전 검사, 김모 아나운서도 쥴리와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 그들이 쥴리와 관계를 인정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므로 벽화를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여 씨는 “김건희 씨를 둘러싼 쥴리 논란이 전개되면서 내가 아는 지인(화가)에게 부탁해 벽화를 설치한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도 없고 배후도 없다. 국민의힘, 보수 언론들이 쥴리가 없다고 하면서 왜 쥴리 벽화를 가지고 문제로 삼는지 모르겠다. 헌법에 보장한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 씨는 인터뷰 이후 파장이 일자 취재진에게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배후설 등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쥴리의 꿈 등 지적된 문구는 내일 전부 지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통곡의 벽’이라는 현수막을 설치해 모든 시민들이 맘껏 표현하고 풍자할 수 있게 낙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2주전 종로 한 건물 옆면에는 가로 약 15m 세로 2.5m 길이의 벽화가 그려졌는데 김 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등에서 김 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사용한 예명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아내는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김 씨도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