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안보리 고강도 제재 속 기상악화+코로나19발 국경봉쇄 직격탄
남북간 국민총소득(GNI) 격차 55.7배 ‘4년째 사상최대 경신’
북한 경제가 대기근에 따른 고난의 행군 시절 이래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UN) 안보리의 고강도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에 따른 국경봉쇄가 겹쳤기 때문이다. 남북간 국민총소득(GNI) 격차도 55배를 넘어서며 4년째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30일 한국은행이 추정한 2020년 북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4.5% 감소한 31조42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97년 6.5% 하락 이후 최대 하락폭이며, 2003년(31조4379억원)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부문별로는 광업(-9.6%), 농림어업(-7.6%), 서비스업(-4.0%), 제조업(-3.8%) 등 거의 전분야에서 감소했다. 광업과 농림어업은 집중호우와 태풍에 따른 광산시설 침수와 5~9월 중 평균기온 및 일사량 악화, 코로나19에 따른 해상어업 통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은 국경봉쇄에 따른 중간재 수입 급감으로 임가공 사업이 부진하면서 음식·담배·가구·가발 등 경공업(-7.5%)을 중심으로 줄었다.
북한은 코로나19 발발이후 국경봉쇄 및 외국인 입국제한과 함께 유증상자 30일 격리, 이동 금지, 평양 진입제한 등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업(1.6%)과 건설업(1.3%)만 증가했다. 각각 집중호우에 따른 강수량 증가로 수력발전이 늘어난 것이, 수해복구를 위한 각종 건설사업과 간석지 개간 등이 영향을 미쳤다.
남북간 반출입을 제외한 대외교역규모는 전년(32억5000만달러) 대비 73.4% 급감한 8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은 9000만달러, 수입은 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보다 67.9%, 73.9%씩 감소한 것이다.
남북간 반출입 규모도 390만달러에 그쳐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90만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민간차원의 지원에 따른 것으로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사실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명목 GNI는 전년(35조6000억원) 대비 1.7% 감소한 35조원을, 1인당 GNI는 전년(140만8000원) 보다 2.1% 줄어든 137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5년(34조5000억원)과 2013년(137만9000원) 이래 최저치다. 남한(각각 1948조원, 3762만1000원)과의 격차는 각각 55.7배와 27.3배로 4년연속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최정태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2016년 이후 4차례의 UN 고강도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상여건 악화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조치가 겹치면서 기근 등 고난의 행군시절인 199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