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등장으로 주식 시장이 뜨겁다.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찌감치 지분투자에 나선 이동통신사들은 쏠쏠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가 최근 주식시장 IPO 흥행 주식을 통해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은 크래프톤 상장을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08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수 벤처캐피털(VC)을 통해 투자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 스튜디오를 주요 포트폴리오로 삼는 ‘케이넷문화콘텐츠투자조합’ 펀드에 290억 원을 출자했고, 지분율 59%를 확보했다.
다만 2011년 콘텐츠 사업부문이 SK플래닛으로 분할하면서 관련 자산도 SK플래닛으로 옮겨가게 됐다. SK텔레콤 자회사에 속한 SK플래닛이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은 2.7%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추산하면 현재 이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5752억8960만 원 수준이다. 투자 당시 SK텔레콤이 크래프톤에 투입한 금액만 보면 59억 원에 불과한 만큼, 투자금액 대비 1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이 여전히 자회사로 남아있는 만큼 SK플래닛이 가진 지분 가치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플래닛의 지분 가치가 여러모로 활용도 높은 주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며 “지분을 기반으로 투자를 진행하거나 수익을 실현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IPO 흥행주의 영향을 받아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곳도 있다. 6일 주식 시장에 입성하는 카카오뱅크가 KT가 투자한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의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카카오뱅크의 몸값을 기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증시 입성 직후 시가총액은 18조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나설 때 카카오뱅크 절반 수준의 몸값을 받는다고 치면 9조2500억 원 수준인 셈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 밸류를 카카오뱅크의 절반만 인정하더라도 KT의 지분가치는 2조2000억 원 수준일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KT가 자회사 BC카드를 통해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은 30% 안팎이다. 이를 통해 추산하면 KT 그룹이 얻을 지분가치는 2조7700억 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단순히 투자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노리는 것을 넘어, ‘탈(脫) 통신’ 전략과 맞물리는 일도 있다. KT의 경우 금융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분투자를 통해 암호기술, 통신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이어가는 추세다.
이동통신사들의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이 (통신) 업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벤처투자 등을 통해 ‘합종연횡’하는 것은 최근 전 사업의 대세”라고 짚었다.
통신 업계도 투자에 긍정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크래프톤과 바이오 기업 ‘베르티스’ 사례처럼 전망 있는 좋은 투자처를 지속해서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