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백신 부족에 해커가 나서 예약 훔쳐 되팔아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수도 로마를 포함한 라치오주의 전산시스템에 해킹 피해가 발생해 이틀째 복구되지 않고 있다.
라치오 보건당국은 “알 수 없는 공격이 1일 벌어졌다”며 “당국은 전산시스템의 매우 심각한 공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커로부터 몸값을 제시받았지만, 추가 요구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백신 접종에 대한 신규 예약도 중단됐다. 당국은 13일까지 예약한 시민 50만 명은 문제없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해킹 공격이 여전히 진행 중일 가능성이 커 사건 해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부족 사태를 겪는 태국에선 지난주 신원 미상의 해커가 접종 예약 정보를 해킹해 판매하는 일이 벌어졌다. 태국 현지매체 타이PBS는 해커가 한 이동통신사 컴퓨터에 침입해 예약 정보를 빼돌린 뒤 개당 500~1000바트(약 2만~3만5000원)에 고객들에게 판매했다고 전했다.
삭사얌 칫촙 교통부 장관은 “이통사의 해킹 피해가 경찰에 접수됐다”며 “해당 범죄는 유죄 판결 시 최대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태국 경찰은 남의 예약을 몰래 돈 주고 산 시민들에게 수사에 협조할 시 처벌을 면해주겠다며 협상에 나선 상태다.
바이러스와 관련한 해킹 시도는 코로나19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미국 백악관은 마이크로소프트(MS) 해킹 사건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해커가 과거 에볼라 백신 기술도 훔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 법무부는 3명의 중국 안보당국 관계자를 고발하고 “이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 관련 연구 등 미국의 기밀을 빼내기 위한 대규모 해킹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 정보기관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도 최근 부쩍 늘어난 해킹 범죄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스노든은 최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리 목적으로 거래되는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존재해선 안 될 부류”라고 비난하며 “이들을 조처하지 않으면 국가의 후원을 받는 해커로부터 휴대폰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것은 마치 백신을 피해 다니는 변이 코로나를 만드는 것과 같다”며 “그들은 백신을 만들지 않는다. 오로지 바이러스를 판매할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