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7년 만에 ‘세기의 이혼’으로 끝난 빌 게이츠 부부

입력 2021-08-0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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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결별 발표 3개월 만에 이혼 확정
175조 재산 분할…관련 세부내용은 비공개
부부 생활 알려진 만큼 순탄치는 않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부인 멀린다 게이츠가 2019년 함께 인터뷰하며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들 부부는 2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이혼했다. 커크랜드/AP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65)와 그의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6)가 27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완전히 갈라서게 됐다.

2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이 두 사람의 이혼을 법적으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994년 결혼한 지 27년 만에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들이 처음 결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 5월 3일. 그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앞장서 실천해온 세기의 갑부 부부였던 만큼 두 사람의 이혼 소식에 충격이 컸다. 부부는 장녀 제니퍼(25)와 로리(22), 피비(18) 등 1남 2녀를 뒀으며, 최근까지도 자선재단 활동에 몰두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이혼 사유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혼신청서에 “(결혼 생활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났다”고 적었다.

이들의 결별이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또 다른 이유는 재산 분할에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현재 빌 게이츠는 1520억 달러(약 174조9500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해 세계 4위 부호다. 두 사람은 재산 분할에 동의했으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멀린다 게이츠는 이혼 발표 직후 24억 달러어치의 코카콜라 펨사와 멕시코 방송매체 그루포텔레비사, 오토네이션, 캐나다국립철도 등 4개 회사 주식을 빌 게이츠로 넘겨받았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적이 있어 그 이후로도 재산 분할 절차는 계속 진행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두 사람의 재산 분할을 “공정하고 공평하다”고 평가하면서 분할계약서 조건에 따라 재산을 나누라고 명령했다. 폭스비즈니스는 “재산 분할 논의를 시작할 때 양측이 법률팀까지 보강하며 분쟁에 대비했으나 원만한 합의에 도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1994년 1월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린 빌 게이츠·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시애틀에서 피로연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시애틀/AP뉴시스
게이츠 부부는 MS에서 만난 사내 커플이다. MS 직원 만찬에서 멀린다를 본 게이츠가 몇 개월 뒤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한다. 당시 멀린다는 미 중부의 명문대 듀크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첫 직장으로 MS에 입사해 마케팅 담당 책임자로 일하고 있었다. 빌 게이츠는 멀린다가 자신보다 퍼즐과 퀴즈를 잘 푸는 모습에 반했다고 알려졌다. 둘은 7년 연애 후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부부는 결혼 후 2000년 자신들의 이름을 딴 자선 재단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공동 설립했다.

이혼 사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부 생활이 대외에 알려진 만큼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점은 일부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다. 멀린다는 2019년 영국 런던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결혼 생활에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나날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혼 소식이 보도된 후 뉴욕타임스(NYT)는 멀린다가 남편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가까이 지낸 것에 불만을 품었으며 이미 2년 전부터 이혼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이혼 수순을 밟아왔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2019년 말 MS 이사회가 게이츠의 부적절한 성관계 폭로를 접수한 후 진상 조사에 나서자 2020년 3월 게이츠가 이사직을 내려놨다고 전하기도 했다.

멀린다 게이츠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지만, 법원에 개명을 요청하진 않았다. 다만 개명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이혼 발표 당시 재단 공동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제 이혼이 확정됐기 때문에 재단 운영에서도 갈라설 가능성이 있다. 이혼 후 멀린다는 자신이 설립한 ‘피보털 벤처스’를 통해 자선활동을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멀린다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전 부인인 매켄지 스콧과 파트너십을 맺고 피보털 벤처스를 통해 성 평등 실현과 소수자 지원 등에 힘쓰는 4개 프로젝트에 4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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