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초단기자금 지표인 '국채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Repo) 지수'가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경기둔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는 반면 보다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공시에 따르면 '국채 1일물 레포 지수'는 △7월 27일 0.62%를 기록 후 △28일과 29일 각각 0.54% △30일 0.51% △8월 2일 0.37% △3일 0.34%를 기록했다.
레포 지수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0.5%) 내외에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일주일간 레포 지수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레포시장은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이 장기국채, MBS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유동성을 빌렸다가 다음 날 원금과 이자를 주고 이를 재구매하는 방식으로 거래된다.
2019년 9월 미국 레포 금리가 8.5%까지 치솟자 연방준비제도는 엄청난 유동상을 레포시장에 공급해 이를 진화시켰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3월부터 지수의 급등을 우려해 7월까지 레포를 무제한으로 매입한 바 있다.
최근 레포 지수가 기준금리를 밑돈 현상은 레포시장에 풀린 유동성 비중에 비해 금융기관이 필요한 수요가 적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 관계자는 "단기적 유동성이 풀리면 그 영향으로 레포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중에 급증한 단기자금으로 인해 운용처를 찾지 못해 단기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
지하며 연준은 지난 6월 초과지준금리(IOER)와 익익물 역레포(RRP)에 대한 금리를 각각 5bp 인상했다.
연준이 2년 전 레포 금리를 꺾기 위해 유동성을 풀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오히려 관련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시장에서의 저금리 현상을 경기 둔화 신호로 볼 것이냐 아니냐에 대해 고민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2분기 이후 꾸준한 하향세를 보였고 특히, 6월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냄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금리가 하락하는 정황을 근거로 오히려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공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 하락에 채권 보유에 대한 공포감이 오히려 커졌다는 점, 미국 경제 및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위험이 더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는 점, 현재 금리 수준이 적정 가치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경기 둔화에 대한 위험과 결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