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덮친 델타...중국 코로나 확산 ‘재점화’에 경제회복 ‘역풍’

입력 2021-08-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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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원지’ 우한, 15개월 만에 확진자 발생
소비·수출·투자에 모두 악영향 우려
노무라 3·4분기, 경제 성장 전망치 하향조정

▲중국 우한에서 15개월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나온 가운데 주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우한/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하반기 경제 성장에 역풍이 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전자 변형으로 감염력이 더 강해진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델타’가 중국 대륙을 덮치면서 관련 발병이 2주 새 중국 32개 성 가운데 거의 절반으로 확산했다. 코로나19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약 1년 3개월 만에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당국은 관광지 폐쇄, 각종 문화 행사 취소, 항공편 운항 중단 등 방역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고 있다. 중국 내 최소 46개 도시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여행을 자제하라고 주민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지역 간 이동을 원하는 주민에게 48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요구했다.

코로나19 사태 악화는 회복세를 걷고 있는 중국 경제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의 발병은 가뜩이나 취약한 소매판매의 회복에 타격을 가하고, 수출 둔화와 투자 위축 등 많은 위험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진단이다.

▲중국 본토서 확인된 신종 코로노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추이. 출처 블룸버그통신
투자은행인 차이나르네상스의 브루스 팡 매크로·전략 리서치 대표는 “현지 주민의 임금 상승은 이미 둔화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돈을 쓸 수 없다면 하반기 소비에 분명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왕저 차이신인사이트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년 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지표를 예로 들면서 “경기회복이 확실치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경제는 여전히 엄청난 하강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항공 분야에서는 회복세의 약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항공추적회사 OAG에 따르면 이번 주 중국 항공사들은 전주보다 9.8% 적은 좌석 수를 계획했다. 현재 수용 능력은 2019년 수준의 95.7%에 이른다. 중국 항공사들이 자국 내에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더 적은 좌석을 제공하는 것은 5주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와 더불어 바이러스 재유행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일부 증권사는 이미 중국의 하반기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일본 투자은행 겸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는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4%에서 6.1%로, 4분기 전망치를 5.3%에서 4.4%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당초 8.9%에서 8.2%로 내렸다.

루팅 노무라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취한 엄격한 방역 조치들은 지난해 봄 이후 중국에서 잠재적으로 가장 엄중한 여행 금지와 봉쇄를 초래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심각한 최근 태풍과 홍수 피해도 3·4분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필요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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