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E&P 사업에 대한 물적분할 발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회사 IPO를 통한 자금조달 시 지분율 희석, 지주사 할인 등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SK이노베이션은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 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담당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신설될 SK배터리주식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등을, SK이엔피주식회사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한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일 “단기적인 센티먼트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물적분할 가능성은 스토리 데이(7월) 당시 언급됐던 사항이다”며 “△저평가된 배터리 가치 및 가파른 실적 개선 △글로벌 최고 수준의 수주잔고(1000GWh) △본업 시황 회복 등을 감안하면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희석을 걱정하기엔 현재 주가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가치가 크지 않고, 100조 원 규모의 수주잔고, 기술력 등 성장성과 비교하면 저평가받고 있다”며 “상장 시점도 불투명 당장 하반기 실적 개선과 향후 친환경 사업 모멘텀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향후 배터리 자회사의 IPO에 따른 부정적 효과(지분 희석, 지주사 할인 등)를 감안해도 과도한 저평가 상태로 현재 주가에서는 적극적인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달리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유지’, 목표주가 26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빠른 IPO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IPO 전까지 주가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 사업부를 제외한 기업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보기도 어려운데, 성장산업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는 매각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핵심 사업부는 분할-상장, 각 사업부에 대한 기업가치는 매각으로 인해 규모가 점점 축소된다는 걸 고려한다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되어 있지 않다”며 “다만 기존 사업에서 성장산업으로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향후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투자의견 ‘중립’, 목표주가 27만 원으로 낮추며 “페루광구 매각을 시작으로, SK루브리컨츠 지분을 40% 매각했고, 최근 SK종합화학 지분 49%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으며, 이번 컨콜에서는 정유사업에 대한 지분 일부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상대적 매력도 감소를 극복할 핵심 전략을 제시하기 전까지 보수적인 투자 관점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