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엔 "준비 안 된 후보…너무 실망스러워"
尹·崔 당내 인사 영입엔 "줄세우기, 구태정치"
"586 기득권 해체하고 30년 미래먹거리 만들겠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5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원 전 지사는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야권 대선 후보들과의 본격적인 정책 대결은 물론 본인이 정권교체를 위한 적임자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를 찾아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대리인을 보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건방진 행동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등록을 한 배경을 설명했다.
등록 후 원 전 지사는 "30년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다음 세대가 더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나의 출마 이유"라며 "우리 사회의 병폐로 전락한 586 기득권을 제 손으로 직접 해체해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당내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겨냥한 날세우기, 각축전이 본격화 된 상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선 "준비가 안 된 것인지 아니면 삶과 그 생각 속에 시대와 맞지 않는 낡은 생각들로 꽉 들어차 있는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노동시간, 부정식품 등 발언, 의제 등이 본인 생각이라면 기본 자질이 안 돼 있다고 본다. 치열한 검증과 토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에 대해선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며 "가장 기본적인 대한민국 문제에 대해 대답할 준비조차 안 돼 있다는 것은 과연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출마한 것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후보는 출마한 후 공부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의 당내 인사 영입을 문제삼은 것에 대해선 "캠프 참여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 비전과 정책 제시, 외연 확장 경쟁 없이 입당 직후 의원들에 전화돌리고 발표하는 것은 편가르기와 세력 싸움의 구태정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정치입문생 윤석열·최재형은 정치를 어떻게 배웠느냐"며 "정권교체를 위해선 정치입문생인 분들이 외부인사 영입 경쟁을 해도 부족할 판에 당에서 땅따먹기 경쟁을 하는 것을 지켜보자니 정치선배로서 아연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윤 전 총장의 잇단 당내 인사들의 캠프 영입을 두고 비판한 것이다.
또 "그간 많은 선거를 겪어봤지만 매일같이 당내 인물 누구누구를 '영입'했다고 발표하는 해괴한 짓은 처음 본다"며 "대선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힘 접수가 목표인 것처럼 행동해서 되겠느냐. 당에서 줄세우기 할 시간에 국민에게 다가갈 정책과 비전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원 전 지사는 이날에도 페이스북엔 최 전 원장을 겨냥해 "대통령 자리를 어떻게 생각했길래 출마 선언하는 마당에 "준비가 안 되었다"거나 "고민해 보겠다"만 연발하냐. 국민에 대한 엄청난 무례"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최 전 원장의 인생이력, 성품은 높게 평가하지만, 그저 '막연한 생각'과 '좋은 말'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보느냐"며 "초등학교 회장 선거도 치열하게 공약 검증, 자질 검증하는 세상이며, 청와대와 국정운영은 공부방이 아니고, 한 두 달 공부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국정공부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도 "입당 후 정책과 비전에 대답은 못하고 엉뚱한 얘기만 하며 당내 의원들의 편 가르기, 줄 세우기에 몰두하는 걸 보니 기가 막힌 생각이 들었다"면서 "과거로 후퇴하는 구태정치"라고 윤 전 총장과 최 전 후보를 향한 공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향후 비전과 대안 발표에 대해서는 "이미 국가 찬스와 혁신성장이라는 내 정책공약의 큰 틀을 제시했고 그에 따른 100조원 소상공인 살리기, 부동산 정책 등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미래먹거리, 불공정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원 전 지사는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지난달 7일 국민의힘 현역 의원 35명이 참여한 지지 모임 '희망오름' 발족을 통해 대권 도전 시동을 걸었다.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을 했으며 나흘 뒤 1호 공약으로 '주택 국가찬스'를 발표하며 부동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1일에는 대선 준비에보다 집중하기 위해 제주도지사직을 내려놓았다. 이날 대선 예비 후보 등록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다음주부터 1호 공약에 이어 분야별 '국가 찬스 공약'을 제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