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국내 유일의 소상공인 법정경제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정부로부터 패싱을 당하고 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생활방역위원회 등에 소상공인 대표를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작 소상공인 대표로 선택받지 못하면서다.
6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생활방역위가 지정한 소상공인 대표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포함됐다.
생활방역위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거리 두기 단계와 방역수칙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전에 각계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마련한 자문기구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생활방역위는 방역지침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상이 소상공인인 만큼 이들을 위원회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올해 초 소상공인 대표 2인을 위원으로 추가했다.
한상총련은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이 몸담았던 곳이다. 인 비서관은 한상총련 초대회장 출신이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상총련 부회장을 거쳐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이에 한상총련은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단체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현 정부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최승재 전 회장이 국민의힘 의원으로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그는 2014~2020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특히 최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주장하며 무려 81일 동안이나 천막 농성을 벌였다.
소상공인연합회 내부 갈등도 커다란 문제다. 지난해 ‘걸그룹 워크숍’을 비롯해 배동욱 회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 이후 현재까지도 새로운 수장을 맞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공연이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인데 생활방역위에 포함되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한 유감”이라며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요구해왔는데 이러한 부분을 정부가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손실보상심의위원회도 꾸려질 예정인데 소공연을 의도적으로 제외하는 것 보다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제대로 대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월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생활방역위원회 등에 소상공인 대표를 포함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소공연은 4대 회장 선출을 통해 분위기를 수습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소공연 선거관리위원회는 제4대 회장 선거에 오세희 후보와 권혁환 후보가 각각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제4대 회장 선거는 오는 31일이며 회장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