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학군지 전셋값 '들썩'…일주일 새 2.8억↑

입력 2021-08-10 17:00수정 2021-08-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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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전학 수요, 대치동 한보미도1차 전용 84㎡형 11억
목동 1~5단지 8000가구 중 전세매물 '34건'에 불과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 주요 학군지 아파트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자녀 교육으로 학군 실수요가 많은 단지의 전셋값은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비할 만큼 치솟은 상태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이사를 고려하는 맹모(孟母)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주일 새 호가 3억 원 급등

1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차’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의 전세 호가(집주인이 매도할 때 부르는 가격)는 11억 원 수준이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은 이달 7일 8억19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일주일도 안 돼 2억8000만 원 오른 셈이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3단지’ 전용면적 64㎡형은 현재 전세 시세가 7억5000만 원이다. 지난달만 해도 4억5000만 원 선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달 들어 호가가 3억 원가량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2일 기준) 0.18% 올라 6주 연속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 이번 상승률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인기 학군이나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남구(0.13%)는 학원가가 있는 대치동 일부 단지가, 양천구(0.28%)는 목동 학군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 여름방학 이사철을 맞아 학군 수요가 전셋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해요” 전세 품귀도

인기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도 관측된다. 방학 이사철에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은 매해 반복되는 일이지만,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보다 매물이 더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현재 서울의 전세 매물은 1만9983건으로, 두 달 전(2만1452건)보다 6.9% 줄었다. 같은 기간 양천구의 전세 매물은 766건에서 487건으로 36.5% 쪼그라들었다.

1882가구 규모의 서울 양천구 목동의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세 매물은 단 1건에 불과하다. 신시가지 2단지(1640가구), 3단지(1588가구), 4단지(1382가구), 5단지(1848가구)를 합쳐도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은 34건에 불과하다.

강남구 대치동 전세 매물은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규제가 백지화된 지난달 12일 555건에서 10일 현재 861건으로 증가했지만, 방학 이사수요가 몰리며 전셋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폐지와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쏟아지면서 비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기존 호가보다 1~2억 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학군지의 전세 시장 불안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새 임대차법 시행과 실거주 의무 강화 등 규제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하반기는 공급이 부족한 만큼 전·월세 동반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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