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적으로 볼 때 분명한 건 "현 시점 고평가·과매수 국면"
박원갑<사진>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 정부 부동산 대책에 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위원은 수많은 부동산 전문가 중에서도 현장 경험과 탄탄한 이론을 함께 갖춘 대표적인 전문가다.
박 위원은 부동산 연구와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26년째를 맞았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서 부동산학 석사학위를, 강원대에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세계일보, 문화일보,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에서 기자로 일했고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을 거쳤다. 현재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으로, 부동산 시장 연구와 고객 자산 관리를 함께 하고 있다.
그가 부동산 연구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파트 시세를 외우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후 부동산학 석사와 박사를 따고 부동산 서적도 4권을 출간했다.
박 위원은 “부동산은 인간의 소유 욕망이 투영되는 자산으로 심도 있게 연구해볼 만한 매력이 있다”며 “부동산 심리학을 좀 더 연구하고 관련 서적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3월 치르는 대통령 선거 결과가 집값 향방을 가를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지금 부동산 시장이 고점인지는 알 수 없고 세월이 지난 뒤에야 파악할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은 오를 때는 예상보다 더 오르고, 내릴 때는 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확률적으로 볼 때 지금 분명한 것은 ‘고평가’ 혹은 ‘과매수’ 국면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최근 1~2년간 집값은 수도권이나 지방 구분이 없이 올랐다. 과잉유동성으로 지역과 관계없이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집값이 하락하면 지방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망이라는 것은 틀리기 위해 내놓는다는 말이 있듯 쉬운 게 아니다. 언제가 고점일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는 “지금이 여름철인 것은 맞지만, 오늘이 가장 더울지 일주일 뒤가 더 더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지금이 너무 덥다는 것이고 어느새 가을이 찾아온다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을 날씨에 비유했다.
박 위원은 집값 불안이 올해 안에 해결되지 않으리라고 봤다. 내년 대선이 집값 향방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았다. 일반적으로 선거철이 되면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내년 대선은 경기 부양보다 집값 안정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끝으로 박 위원은 “지금 흐름이 좀 더 계속될지, 아니면 멈출지 (내년 대선이) 큰 갈림길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