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험군 대상 추가접종 시행방안 검토 중
한국보건의료원, 추가접종의 예방효과와 안전성 확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 대확산 상황에서 돌파감염을 막을 수 있는 대책 중 하나로 논의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본격적인 효과 검증 단계에 들어섰다.
1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고연령,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추가접종 시행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추가적으로 평가하려는 항목은 혈액검사를 통해 ‘접종 시기와 경과 시간에 따라 항체의 방어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지 여부’로 현재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상 집단별 발병률 △접종 후 시기별 감염·중증·사망 예방효과 △접종 후 중화항체 지속기간 등을 살피기로 했다.
국내 접종완료자 중 돌파감염 추정사례는 1540명(5일 기준)으로 10만 명당 23.6명 수준이다. 접종률 70~80%인 요양병원에서마저 돌파감염이 발생했다.
특히 고위험군은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지기 쉬워 추가접종의 최우선 대상자로 꼽힌다. 고연령·기저질환자는 올 2~3월 접종을 마쳐 현재 예방효과가 감소했고, 요양병원 같은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에 있는 경우가 많아 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하다. 따라서 ‘중증 및 사망 예방’이 백신 접종의 목적인 만큼 추가접종은 돌파감염의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국내외에서는 추가접종의 타당성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국내외 의학논문 데이터베이스와 출판전 문헌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된 문헌을 검토해 추가접종의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를 살펴보면 추가접종 시 일반인(18~59세), 기저질환자에서 면역원성(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항원으로 작용하는 성질)이 증가했다. 특히 알파·베타·델타 변이 바이러스에서도 중화항체(바이러스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 효과를 유도하는 항체) 역가가 유의미하게 늘었다.
다만 추가접종에 관해 면역원성 연구결과만 나와 분석에 한계가 있는 데다 ‘추가접종으로 예방이 얼마나 됐는지’에 관한 연구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면역원성 증가는 실제 추가접종 효과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최미영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근거연구팀장은 “영국, 이스라엘, 미국 등에서 진행된 추가접종 임상은 고위험 환자들을 대상으로 관찰 연구한 코호트 연구”라며 “고위험군이라는 단일 집단 내에서 한 번, 두 번, 세 번 접종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근거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과 비교하는 등의 세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최초로 추가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60세 이상 대상자 중 3분의 1 이상인 약 42만 명이 3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스라엘 최대 의료관리기구 ‘클라릿’에 따르면 8월 1일까지 부스터샷을 접종한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3차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은 2차 접종 때와 유사하거나 더 적었다.
클라릿은 “부스터샷의 효과 및 안전성에 관한 장기적 연구 및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60세 이상 고령 인구의 면역력 향상에 부스터샷이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면역이 떨어진 혈액투석, 장기이식, 혈액암 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데이터는 있지만 고령층을 포함한 연구는 조금 더 필요하다”며 “특히 추가접종으로 인한 항체량 증가만 따질 것이 아니라 혈전증 등 중요한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