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구금 중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재판이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와 별개로 화웨이에 가해진 미국의 제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미국의 통신산업 정보 매체 라이트리딩(LightReading)에 따르면 화웨이에 가해진 미국 등의 제재가 혐의보다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멍 부회장과 관련한 사태도 악의적이고 정치화한 사태란 비판이 제시됐다.
라이트리딩의 이안 모리스 기자는 지난 3일 ‘화웨이가 무엇을 했던, 멍 부회장 사건은 악의적이다(Whatever Huawei did, the case against Meng looks spiteful)’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2018년 말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화웨이가 이란 통신업체와 거래하기 위해 유령회사 ‘스카이콤’을 세워 HSBC은행과 거래했다고 보고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뒀다.
이와 관련해 모리스는 ‘풀어야 할 의혹’이 있다고 봤다. 기사는 “홍콩 법원이 공개한 HSBC은행 내부 문서에서는 HSBC 직원이 스카이콤 계좌 폐쇄와 관련한 이메일을 화웨이와 주고받았는데, 두 회사가 단순히 사업 파트너였다고 생각했다면 이상한 일”이라며 “하지만 헤더 홈즈 송환 재판 담당 판사는 HSBC의 문서가 결정적인 것이 아니며, 화웨이가 제기하는 어떠한 의혹도 송환 과정에서 다루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증거물로 인정해달란 요청을 기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 사건을 놓고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며 이를 정치화했다는 점, 멍 부회장이 밴쿠버 공항에서 처음 체포되었을 때 영장 없이 수색을 당했고 변호사를 접견할 수 없는 등 권리를 침해당한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또한, 홍콩에 있는 중국 장비업체와 영국 은행 사이의 회의를 중심으로 한 사건에 미국이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사 화웨이가 미심쩍은 일을 벌였다 해도, 이를 미국 정부가 나서서 제재할 근거가 부족하단 것이다.
모리스는 “화웨이가 이란에서의 거래를 위해 일선 회사를 이용한 사실은 그들이 무언가 숨기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면서도 “멍 부회장 사건의 본질은 화웨이가 이미 상상할 수 없는 가장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의 설계 전문성을 활용해 개발하거나 미국의 개발 툴로 만든 (반도체)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됐다”며 “미국의 보안에 대한 단속이라는 명목으로 제재를 정당화하고 바이든은 이에 압박을 더욱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리스는 “설령 화웨이가 이란에 미국 장비를 판매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해도 이보다 얼마나 더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그녀와 화웨이에 대한 처우는, 벌금을 내고 경영진을 바꾼 ZTE에 미국 납품업체와의 관계를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국의 처우와 상충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