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오, 샤오펑, 리오토 등 현지 경쟁업체와 판매대수 비슷해져
10일(현지시간)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전월 대비 약 70% 감소한 8621대를 기록했다. 중국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달 12.6%에서 3.9%로 큰 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전기차업체 리오토의 판매 대수는 8589대를 기록해 테슬라와 거의 비슷했다. 샤오펑과 니오의 판매 대수도 각각 8040대, 7931대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월간 판매 대수가 중국 본토 전기차 업체들과 비슷해진 것은 이번 달이 처음이다. 다만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 공장의 해외 수출량이 2만4347대로 전월(5017대)보다 급증해 중국산 테슬라 차량의 판매 대수는 총 1%가량 감소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적을 두고 테슬라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2017년 외국 자동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지 법인의 100% 지분 보유를 인가받고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성공적이던 테슬라의 중국 시장 진출은 올해 들어 삐걱대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상하이 오토쇼에서는 한 테슬라 차주가 브레이크가 이상하다며 돌발 시위를 벌였다. 해당 시위는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졌고 급기야 중국 규제 당국도 테슬라의 안전과 품질 문제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30만 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도 단행했다.
중국 토종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대표적인 테슬라 비판론자인 고든 존슨 GLJ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중국 수요에 비해 생산력을 높게 잡은 결과로 추가 가격 인하와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중국이 테슬라의 ‘성장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판매 급감은 테슬라 낙관론자들을 우려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지표만으로 테슬라의 향후 실적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날 회사 주가는 0.53% 하락하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는 4월 불매 운동 여파로 중국 판매가 급감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던 때와도 대조된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 판매 급감보다 해외 수출 실적에 주목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매달 발표되는 중국 판매 대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테슬라의 중국 판매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