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업과 대학에 직접 백신 의무화 압박에 나서는 한편 자발적으로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기업 총수와 대학 총장을 화상회의 형태로 만나 더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와 의료기관 카이저퍼머넌트의 그레고리 애덤스 CEO, 다이앤 슘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소재 중소기업 대표, 웨인 프레데릭 하워드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 초청된 대표들은 모두 임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공통점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직원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재택근무를 끝내고 사무실에 출근하는 시점을 9월 7일에서 10월 11일로 한 달여 늦췄으며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내달 13일부터 직원은 물론 방문객에도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방안을 내놨다. 월마트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 차원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연방 공무원은 백신을 맞거나 그렇지 않으면 주 1~2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판정 결과지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국방부는 다음 달 중순 전에라도 식품의약국(FDA)이 정식 사용승인을 내린 백신이 나오면 곧바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현재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백신 모두 긴급 사용을 승인받은 상태다.
이날 캘리포니아주는 50개 주 중 처음으로 모든 초중고교 교직원은 백신을 접종받거나 아니면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미국 임신부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어나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나섰다. 이날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성명을 내고 "전염성이 높은 델타 변이로 백신 미접종 임산부 사이에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도 했다. CDC는 임신부뿐 아니라 출산한 여성이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