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녹취록 유출 의혹 부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민의힘, 낙동강서 싸우고 있어"
국민의힘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대선 경선 토론회를 둘러싼 당내 기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통화 녹취록을 언론에 제공했다는 유출 논란까지 제기돼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윤 전 총장은 15일 기자들에게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녹취록 유출 관련 우회적으로 이 대표를 ‘불공정과 비상식’이라고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이 대표는 12일 윤 전 총장과의 통화를 녹음했다. 대표 실무진이 해당 파일을 문서화했고 이후 당 밖으로 유출됐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일부러 녹음한 게 아니고 휴대전화 자동녹음기능으로 녹음된 것”이라면서 “실무진 실수로 밖으로 흘러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SNS를 통해 “(12일에 )윤 후보와 나눈 대화는, 60여 명 이상의 언론인들로부터 구체적 내용에 대한 집중 취재가 들어왔고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됐고 그런 구두로 전달된 부분이 정리돼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녹취록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의 해명에도 윤 전 총장 캠프 인사들은 불쾌함을 표시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조직본부장인 이철규 의원은 SNS에서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당 유력 후보와의 통화를 녹음하고 그 녹취록이 유출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억울하면 자신의 휴대전화를 검증받아야 한다”고 이 대표를 강력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과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 여러 차례 녹취록을 유출한 전력이 있다”며 ‘상습범’이라는 원색적인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당내 갈등의 본류인 토론회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이 대표는 정책 토론회를 정견 발표회로 대체하는 절충안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18일 예정대로 경선준비위원회 주관 행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대표가 공정한 선관위를 구성할 뜻이 없다는 게 혼란의 핵심”이라며 “왜 무슨 의도로 이렇게까지 무리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한강에서 싸워야 할 국민의힘이 낙동강에서 싸워서야 되겠느냐”며 “후보 등록을 조금 앞당겨서라도 모든 주자가 후보 등록을 한 후 같은 자격으로 (토론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