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부작용 소식 영향? "백신 기피는 일부"
방역 당국 "이상 반응 신고율 0.71%" 접종 당부
18~49세 백신 10부제 예약 일정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백신 예약률이 정부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예약률이 60.2%로, 방역 당국이 애초 기대하던 70%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60~74세 연령층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이 99.3%라는 높은 접종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백신 관련 부작용 소식이 이어지면서 청장년층이 백신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20~30대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낮고, 이상 반응 신고가 이어지면서다.
백신 접종을 두고 청장년층의 의견은 분분하다. 다만 많은 청년들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어도, 기피 현상은 "일부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실제로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잔여 백신 예약에 성공했다는 후기나 잔여 백신 구하는 방법을 전하는 팁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잔여 백신 예약에 성공했다는 글에는 축하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승민(26) 씨는 "제 주변은 부작용 얘기를 하면서도 일단 예약은 다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예약 안 한 사람들은 정말 잊었거나 바빠서 못한 사람들"이라면서 "부작용 우려로 안 맞겠다는 사람은 회사에서 한 명 뿐인데, (백신 기피는) 일반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에 사는 김도원(29) 씨는 "막상 맞을 때 되니까 마음에 걸리는 건 있다"면서도 "그래도 제 주변엔 부작용을 우려해 안 맞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백신 기피 현상에 대해 묻자 김 씨는 오히려 주변에서 먼저 백신을 맞으면 부럽다고 말했다.
화이자 잔여 백신 예약에 성공해 2차까지 접종을 마친 김택상(27) 씨는 실제로 여러 회사 동료에게 "부럽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안 아프냐면서 부작용을 묻는 사람도 많았는데, 대부분이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10부제 예약 기간이 지날수록 접종률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18~49세 중 이미 잔여 백신, 얀센 백신 등으로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665만 명이다. 현 사전예약률에 이들을 포함하면 접종률이 70% 이상이라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을 맞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분명히 있다. 백신 접종을 꺼리는 시민들은 부작용과 함께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를 우려한다.
지난 7일 제주에서는 한 20대 여성 A 씨가 모더나 백신 접종 이후 혈전증으로 이상 반응을 보였으나 제대로 된 정밀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당시 역학조사관이 세 번이나 정밀 검사를 요청했으나, 질병관리청은 모더나 백신이라 지침에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검사를 거부했다.
물론 혈전 이상 반응은 매우 드문 사례다. 전체 백신 접종자 중 이상 반응 신고 비율은 전체 예방접종 건수의 0.45% 수준이며, 대부분이 경증이다. 1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해 2월 26일부터 지금까지 누적 신고된 예방접종 이상 반응 신고는 모두 14만855건이다. 그중 대부분이 근육통과 두통, 발열 등 경증이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방역 당국은 브리핑에서 18~49세 연령층의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율이 0.71%이고 "근육통, 두통, 어지러움 등이 97.5%로 대부분"이라면서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당부와 기대를 넘어서, 국가가 제대로 백신 이상 반응을 관리하겠다는 약속이 필요해 보인다. 앞서 질병청은 A 씨 사례 이후 백신 이상 반응 관련 대응체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