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경기도 재난지원금 두고 ‘이재명계 vs 여야정’ 양상

입력 2021-08-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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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경기도가 여야정 합의 뒤집는 건 부적절…행정협의조정위 회부해야"
與 이낙연 캠프 "경기도 재정 여력, 비수도권 지역소멸 위기의 결과"
政 이억원 차관 "정부-국회의 결정 충분히 고려해야" 우회 반대
이재명계 "법 허용범위 내 국가사무 보완하는 게 지자체" 반박

▲17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도 정부 회계연도 결산 관련 질의 및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을 두고 이재명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야당과 정부에 맞서는 양상을 보였다.

적극 비판을 제기하고 나선 건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2차관을 향해 “미국처럼 연방제도 아니고 중앙정부와 여야 국회가 합의해 결정한 것을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뒤집는 건 부적절하다”며 “(정부와 지자체간) 의견이 다르면 국무총리 산하 행정협의조정위를 설치하게 돼 있다. 기재부가 경기도에 지도나 권고 등을 위원회에 부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여야정 합의로 소득하위 88%에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통과돼 현재 집행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배제된 상위 12%에 해당하는 도민들에게도 도와 시·군 재정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도 나서 “경기도 재정자립도가 58%인데 여타 도는 거의 30% 미만이다. 주고 싶어도 줄 돈이 없다”며 “경기도의 자립도가 높은 게 경기도가 노력한 건가. 국가가 잘못된 정책을 해 수도권 과밀화로 간접적 혜택을 본 것 아닌가”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 측 이 차관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행정협의조정위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국민지원금 지급의 대상범위에 관해선 추경 심의 과정에서 여러 다양한 방안을 두고 정부와 국회 간에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 결정된 내용이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경기도 재난지원금 반대 입장을 폈다.

이 같은 여야정 합의 무시와 형평성 문제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 등 민주당 경쟁후보들도 제기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국시도의회 의장들의 반대 성명을 소개하며 “재정 여력이 있는 오늘의 경기도가 있기까지 수도권 중심 국가발전정책이 있었고 그 결과 비수도권은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라면서 “경기도 내 기초자치단체 재정상황조차 감안하지 않았고 도의회와 소통도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국민의힘과 같은 반대논리를 폈다.

여야정 모두에서 이 지사에 압박을 주는 가운데 이날 기재위에선 이재명계 의원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이 지사의 캠프 비서실장이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지자체는 국가의 위임된 사무를 수행하는 곳이나 법의 허용범위 내에서 보완한다”며 “(추경에 포함된 것 중 하나로) 중앙정부가 지방의 재정상황을 감안해 교부세를 일찌감치 내려보냈다. 지자체 취지와 재원 상황, 국민 전체에 대한 위로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도 나서 “중앙에서 정했으니 지자체는 똑같이 하라고 하면 지방자치제는 할 필요가 없다”며 “국민의힘 얘기대로 하면 제도가 시작한 1991년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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