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복비’ 놓고 갑론을박…“더 낮춰야” vs “생계 문제”

입력 2021-08-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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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만간 확정해 발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열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개보수 인하 반대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이른바 ‘반값 복비’ 방안을 추진하면서 소비자 단체와 중개업계 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 단체에서는 ‘여전히 복비 부담이 커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인중개사들은 ‘이번 개편안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과 이형찬 국토연구원 본부장, 유선종 건국대 교수, 홍영철 권익위 과장,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김광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 윤상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 등이 참석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은 계약서를 쓰는 단계에서 수수료에 대해 듣게 되고 계약을 위해서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협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해진 최고요율에 근거해 비용을 지급한다”며 “그런 부분이 소비자 관점에서 부당하고 투명하지 않다고 본다. 시장경제에 의해 정해진 게 아닌 것 같아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공인중개사협회 측 인사들은 개편안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윤상화 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 “이 개정안은 개업 공인중개사의 생계에 큰 타격을 주는 내용”이라며 “정부는 이미 개편 방안 발표 날짜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토론회는 형식적인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호 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도 “현재 거래 실종으로 업계가 상당히 어렵다“며 “수수료율 개편 과정에 업계 의견을 반영하지 않으면 전국적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단체는 공인중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만큼 수수료율은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집을 계약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 볼 때 수수료가 합리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며 시장에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수수료를 부동산 가격에 따라 달리 받아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중개 서비스의 차이를 느낄 수 없고, 그것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업소의 도움을 받아본 적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한 누리꾼은 “집 한 번 보여주고 복비를 1000만 원 가까이 내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쟁이 생기면 ‘나 몰라라’ 하는 경우도 많은데 건당 50만 원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유튜브로 중계된 토론회의 실시간 채팅창에 달린 댓글에는 공인중개사들로 추정되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날 중계된 토론회의 실시간 채팅창에 달린 댓글에는 “집값 급등에 따른 국민 원성을 중개보수 인하로 만회하려 하지 마라”, “중개보수 조정이 문제가 아니라 고정 요율로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에 대해 “고정 요율을 도입하면 분쟁의 소지가 줄겠지만, 시장에서 경쟁이 없어지게 된다”며 “IT 기술 발전으로 혁신적인 방안이 제시되면서 '반값 수수료' 서비스도 나오고 있는데 고정 요율이 나오면 이와 같은 서비스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선안은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안이겠지만 시간을 너무 오래 보내지 않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가급적 정부안에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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