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친모 맞다" 판결에 한때 실신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친모 석 모 씨에게 법원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석 씨는 재판장이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 취지로 주문을 낭독하자 통곡했으며 한때 실신까지 했다.
17일 오후 2시께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한 석 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내저으며 왼손으로 이마를 짚거나 두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는 자신의 출산 정황을 사실로 인정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의자에 앉은 채 잠시 넋을 놓았다.
그러자 법무부 교정청 소속 여성 직원 두 명이 다가가 부축했고, 방청석에 있던 석 씨 남편이 욕설과 함께 "사람 잡겠다"고 외쳤다. 곧바로 정신을 되찾은 석 씨는 소리를 내 흐느끼며 남편을 말렸다.
석 씨가 다시 자세를 바로 할 때까지 재판장을 향해 욕설하던 남편은 결국 법정에서 쫓겨났다.
재판장이 "물 한 잔을 주라"고 했으나 석 씨는 물 마시기를 거부하며 책상에 엎드렸다.
재판장은 "괜찮으시냐? 혹시 더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이라고 하다가 말을 끊고 재판을 이어갔다.
석 씨는 제자리에 곧게 앉았다가 다시 책상에 팔을 올리고 이마를 대며 흐느꼈다.
징역 8년이 선고되자 방청석에서 형량에 불만을 품은 일부 시민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앞서 검찰은 석 씨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판결 후 석 씨가 일어나지 못하자 교정청 직원들은 그를 부축했다.
석 씨는 떨리는 듯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다리를 절며 피고인 대기석을 통해 법정 밖으로 나갔다.
긴 머리를 풀어헤친 채 법원을 오간 그는 고개를 숙이고 취재진 질문에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는 석 씨 가족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 취재진 등이 참관했는데, 일부 시민은 버스에 오르는 석 씨를 향해 "8년이 말이 되냐"며 소리쳤다.
석 씨는 숨진 3세 여아의 외할머니로 세간에 알려졌으나, 세 차례 유전자(DNA) 검사에서 친모로 밝혀졌다.
그는 줄곧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며 DNA 검사 결과가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석 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법리 검토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