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최고출력 230마력 발휘…세제 혜택 적용 시 3109만 원부터
스포티지는 기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링카다. 1993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뒤 올해 상반기까지 세계 시장에서 614만대 넘게 판매됐다. 기아 제품군을 통틀어 최다 판매 기록을 보유한 차종이다. 실용적인 크기와 공간, 준수한 성능과 디자인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신형 스포티지(NQ5)는 2015년 이후 6년 만에 새로 선보인 5세대 모델이다. 스포티지 고유의 강점을 계승하면서도 디자인, 공간성, 파워트레인, 편의사양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17일 경기 하남시 행사장에서 신형 스포티지를 만났다. 낚싯바늘 같은 날렵한 LED 헤드램프와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시선을 대번에 사로잡는다. 처음엔 낯설지만, 입체적인 차체 라인과 잘 어우러지며 웅장하고 탄탄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차체는 더 커졌다. 신형 스포티지의 길이(전장)는 4660㎜로 기존 4세대 모델(4485㎜)보다 175㎜ 더 길어졌다. 한 단계 위 차급인 쏘렌토와 비교해도 150㎜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높이(전고)와 휠베이스(축간거리)는 각각 1665㎜, 2755㎜로 동급인 현대차 투싼과 정확히 같다.
길어진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까지 확보했다. 2열 좌석은 키가 180㎝인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머리와 다리 공간에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2열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1열 만큼 조절 가능한 각도가 크진 않지만, 최대한 좌석을 뒤로 젖히면 한층 편하게 머무를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띈다. 12.3인치 계기반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부드럽게 곡면으로 연결했다. 기아 K8에 적용된 적이 있는데, 준중형 SUV 중에서는 스포티지가 최초로 적용했다. 디자인 측면에서 멋있을 뿐 아니라 실제 사용하기에도 편하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넓은 화면이 굽어진 형태라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터치할 때 팔을 조금만 뻗으면 돼 주행할 때 특히나 편하다.
시승한 차는 역대 스포티지 제품군 중 처음으로 선보인 하이브리드(HEV) 모델이다. 이 차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구동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ㆍm의 힘을 발휘한다.
시승은 경기 하남시 하남도시공사를 출발해 경기 여주시 황학산 수목원을 돌아오는 경로에서 진행됐다. 국도와 고속도로가 배합된 120㎞에 달하는 코스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저속에서는 시동이 걸려 있는지 헷갈릴 정도로 정숙함이 유지된다.
가속력은 훌륭하다. 정지 상태에서, 속도를 내고 있을 때도 가속 시 머뭇거림이 없다.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면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배가된다.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원하는 대로 미끄러지듯 속도를 내고, 변속 시 큰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시속 60㎞까지는 배터리만으로도 주행할 수 있다.
연비는 20.8㎞/ℓ로 기록됐다. 공인 복합연비 16.7㎞/ℓ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급가속 없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을 사용해 주행하다 보면 리터당 연비가 22㎞를 넘어설 때도 있다.
신형 스포티지는 1.6 터보 가솔린, 2.0 디젤 등 3가지 파워트레인을 운영한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반영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가격은 △프레스티지 3109만 원 △노블레스 3269만 원 △시그니처 3593만 원이다.
스포티지가 갖고 있던 장점에 하이브리드의 실용성과 수준급 공간, 성능을 더했지만 가격은 3000만 원대다. 전동화 모델을 경험하고 싶지만 전기차 구매가 망설여지거나 실용적인 준중형 SUV를 찾는다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