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미신고시 불법 간주…비트프론트·바이낸스도 떠나
해외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가 다음달 국내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을 앞두고 잇따라 한국어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며 본격적인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8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세계 10대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인 게이트아이오(Gate.io)는 지난 11일부터 홈페이지 등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는 모바일 앱의 일부 기능만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게이트아이오는 홈페이지에 한국어 서비스 중단과 관련해 별다른 공지를 올려두지는 않았다. 한국 지사인 게이트코리아도 연락이 되지 않고 게시물 업로드를 중단한 상태다. 게이트아이오는 게이트테크놀로지가 2013년 중국과 홍콩을 기반으로 설립한 가상자산 거래소다. 2018년 5월부터는 한국 지사인 게이트코리아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게이트아이오는 코인마켓캡이 자체 추산한 거래소 점수(Exchange score)에서 7.9점으로 전체 10위에 올라있다. 게이트아이오는 원화 결제를 허용하는 몇 안 되는 글로벌 거래소 중 하나다.
특히 게이트아이오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을 유인해왔다.
국내 거래소 등에서 상장폐지 논란으로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리자 원화 결제가 가능한 게이트아이오가 대안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게이트아이오는 지난 11일 이후로 한국어 서비스는 물론 자체 국내 홍보도 중단한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해외 거래소도 규제 대상임을 밝힌 바 있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는 다음달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 실명 계좌 등 조건을 갖춰 FIU에 신고해야 한다.
만약 신고하지 않으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거래소도 불법 영업으로 간주돼 접속이 차단되는 등의 규제가 가해진다.
FIU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한국어 서비스 제공 기능이나 홍보 채널 등을 통해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다는 것을 판단하게 된다. 게이트아이오는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트아이오는 앞으로 원화 결제도 중단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앞서 일본계 비트프론트는 다음달 14일부터 한국 신용카드 결제 지원을 종료하고 고객센터 한국어 서비스 지원도 중단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규모 거래소 바이낸스도 한국에서의 일부 서비스 중단을 공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