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인의 강력한 대형 반도체 매도 압박이 연일 이어진 가운데 미 연준에서 테이퍼링 단행까지 기정 사실화하며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 악재가 겹쳤다. 현재 시장에선 "개인 투자자가 갈 곳을 잃었다"는 말까지 나온 상황인 가운데 증권가에선 리오프닝 관련주에 투자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있다.
7월 7일 이후 국내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네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7월 12일 이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고 2분기 중 큰 폭 반등했던 민간소비 회복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7월 23일 34조9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확정했으나, 소비를 진작하는 정책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백신 보급이 가속화되고 10조4000억 원 규모의 민간소비지원금이 지급된다면, 이는 한국 GDP를 0.5%p 제고하는 가운데 4분기 중 민간소비가 재차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을 넘어선 한편, 전국 주간 이동량은 7월 중순 이후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헬스케어, 면세점, 엔터ㆍ레저 등 리오프닝 관련주에 투자 전략을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뜻하는 리오프닝(Re-Opening)은 경제활동 재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 국면을 맞고 있는 항공, 여행ㆍ레저, 숙박 분야등의 수요와 실적이 되살아나는 것을 말한다. 리오프닝주는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감소와 내수경제 정상화 관련 지표 회복이 다시금 관찰된다면 상승여력이 큰 업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리오프닝 관련주의 핵심 변수는 코로나19 확진 추세다. 강원랜드, 파라다이스, 호텔신라, 하나투어, 티웨이,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 리오프닝 관련주는 공통적으로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를 나타내며 백신 기대감이 물올랐던 3월부터 5월사이 반등했으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한풀 꺾인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는 고강도 방역 시행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일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000명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오프닝주 투자를 통한 이익 실현이 "기약 없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백신 접종률 확대에 따른 연내 경기 정상화를 기대감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는 10월이면 전 국민 70%가 2차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며 "목표 접종률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물량을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면 내수경제 정상화는 더 빨리 이루어질 것으로 애상된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접근 방식을 완전 종식 목적으로 규제만 할 상황이 아닌 일상 생활 속 녹아있는 주기적인 유행병, 즉 '앤데믹'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2000명을 웃도는 반면 사망자는 1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영국은 델타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는데, 그럼에도 바이러스가 통제되기 시작하고 있다”며 “스콧 코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다시 감소하는 영국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미국도 2~3주 내로 확산세가 잦아들 전망을 내놓았다”고 말했다.